[성공창업, 상권을 보라] 편의점

주택가 입지, 외적조건 따지지 말고
상주인구·주 타깃층 등 알맹이 봐야


주택가 입지에 대한 상권분석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세대수가 많다고 단순히 구매력이 높은 상권이라고 판단하는 건 오산이다. 아무리 위치가 좋다고 해도 배후세대가 없는 점포는 속 빈 강정이나 마찬가지다. 또 유동인구가 많아도 실질적으로 편의점을 이용하는 소비층이 없다면 이 또한 매출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반면 최근 주택가에 오픈한 점포 중 꼼꼼한 상권 분석이 빛을 발한 사례가 있다. 전남 광주시 광산구 원룸 밀집지역에 위치한 점포다.

후보점을 중심으로 약 150m거리의 원룸수, 세대수, 상주인구수 등 배후의 크기를 최대한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주력했다. 후보점 상권을 중심으로 경쟁이 될 만한 다른 편의점들도 방문했다. 후보점의 매출을 추정하기 위해 경쟁점 입점객을 조사했고, 이를 통해 해당 입지에 충분한 배후지와 상주인구가 형성돼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기본적인 상권분석 단계를 거친 후 상주인구들의 성향과 특성을 파악하고자 유동인구들을 면밀히 관찰했다. 주로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았으며 연령대는 편의점 주객층인 젊은층이 대부분이었다. 편의점 매출이 가장 높은 저녁시간대부터 늦은 시간까지 단체 유동인구가 많았고, 주로 후보점을 중심으로 모이고 흩어지기가 반복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상권분석 과정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을 주목하게 됐다. 편의점이 타지에서 근무하며 서로 외로움을 달랠 수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커뮤니티 공간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좌식형 테이블을 설치해 휴게공간을 확대하고 다양한 간편식과 해외 택배, 국제전화카드 등 생활서비스까지 어필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다.

예상은 그대로 적중했다. 개점 후 한 달만에 예상매출이 나왔고 이후 꾸준히 매출이 상승해 기대치를 넘겼다.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지속적으로 타깃 마케팅을 한 결과 지금은 점포의 우수 충성 고객이 돼 편의점이 단순히 상품 판매처가 아닌 그들의 모임을 주선하고 향수를 달래줄 수 있는 생활 속 쉼터로자리잡게 됐다.

서두에도 말했듯, 아무리 외형적인 장점을 가지고 있어도 고객이 방문하지 않는 점포는 의미가 없다. 주택가 편의점의 우선 조건은 단골고객 확보다. 이를 위해서는 단편적인 외적 조건만 따지기보다 상주 인구와 유동인구, 주 타깃층 등 알맹이를 꼼꼼히 살피는 것 역시 중요하다. 물론 친절한 서비스, 쾌적한 환경, 차별화된 상품 운영 등 고객이 찾고 싶은 편의점으로서 면모를 갖춰야 하는 건 기본이다.

/문준호 BGF리테일 개발6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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