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ㆍ주가 동반 상승세 ‘경기회복 초기국면’ 분석

최근 들어 종합주가지수와 시중 실세 금리가 동반 상승하는 `이상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금리와 주가가 역의 관계에 있다는 일반론과는 사뭇 다른 움직임이다. 실제로 국고채 3년물 금리가 급등세를 보인 최근 사흘간 주가는 22.12포인트나 올랐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금리와 주가의 동조화 현상은 경기회복 초기국면에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가 미미하나마 회복되면서 주가는 이를 선반영해 큰 폭으로 오른 가운데 기업의 자금수요가 늘어나면서 금리도 오름세를 타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같은 국면에서는 소재주와 수출관련주를 중심으로 한 단기 대응하는 것이 종합주가지수에 비해 초과수익을 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권했다. 14일 종합주가지수는 전일보다 3.22포인트 떨어진 809.89포인트로 마감했고 국고채 3년물 금리도 소폭 하락했다. ◇국고채 금리와 지수의 동반 상승=최근 들어 국고채 금리와 지수의 동반 상승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시장 지표 금리인 3년 만기 국고채 금리의 경우 지난 10월 2일 3.98%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보여 지난 13일에는 4.92%까지 올랐다. 종합주가지수 역시 지난 9월 말에 697포인트에서 꾸준히 상승해 800포인트를 넘었다. 전문가들은 국고채 금리의 상승 추세에 대해 수급적인 요인과 함께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국채 발행물량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다 은행들의 채권 발행과 한국은행의 통안채 발행도 잇따를 예정이어서 당분간 금리의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박혁수 우리증권 애널리스트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될 경우 금리는 상승하는 게 일반적인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주식시장 역시 최소한 연말까지 강세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진재욱 UBS증권 대표는 “풍부한 국제 유동성으로 인해 외국인의 매수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외국인의 지수 견인력이 지속돼 현 지수대보다 10% 정도 상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기 회복 초기국면 현상, 문제는 속도=금리와 지수의 동반 상승에 대해 전문가들은 경기 회복의 초기 국면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해석했다. 일반적으로 금리와 주가는 역비례 관계를 보이지만 경기 회복이 가시화될 경우 금리와 함께 주가도 동반 오름세를 보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 속도가 빠를 경우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금리가 급등세를 보이면서 상승추세를 이어갈 경우 국고채 등의 가격 메리트가 부각돼 주식에서 채권으로 매기가 이전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국고채 금리 상승은 일반적으로 채권을 팔아 설비투자자금 등 현금을 확보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에 따른 것”이라며 “그러나 금리가 가파르게 올라갈 경우 기업 실적과 주가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적 장세 진입 감안한 투자전략을=전문가들은 경기 회복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실적장세 진입을 겨냥한 투자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최근 들어 채권금리가 경기 동향을 반영하는 지표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금리 상승이 지수에 악재로 작용하기보다는 경기 회복을 의미하는 신호로 해석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하나증권은 이와 관련, 금리와 지수가 지난 99년 중반과 2001년 하반기에 동반 오름세를 기록할 때 소재산업이나 수출 관련 제조업 등이 상대적으로 지수대비 초과 수익률을 보였다며 이들 관련주에 대한 관심을 높일 것을 권했다. 신삼찬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주가와 금리가 동시에 상승하는 실적장세가 전개됐던 시기를 조사해본 결과 은행과 건설주, 전기가스 등의 수익률은 지수 상승률에 크게 못미쳤다”며 “그러나 철강 등 소재 관련주와 수출 관련주 등은 지수 대비 초과수익률을 보인 만큼 실적장세 진입을 겨냥한 포트폴리오 구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상용기자 kimi@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