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과 Q&A] 처음앤씨 상장 1년새 주가 반토막…"영업익ㆍ거래규모 대비 저평가"

처음앤씨는 지난해 6월 상장해 1년 조금 넘는 기간에 공모가(1만3,000원) 대비 무려 67% 하락했다. 50% 무상증자(자사주 25만주 제외)한 것을 감안한 공모가인 8,800원 대비로도 50%가 넘게 빠진 금액이다. 9월2일 종가기준 처음앤씨 주가는 4,380원을, 5일 현재도 20원(0.46%) 빠진 4,360원으로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처음앤씨의 한 임원은 "시장의 코스닥 업체들에 대한 불신 속에 '고평가주'로 덩달아 주가가 빠지고 있다. 하지만 처음앤씨는 영업이익이 매출 500억~600억원대 업체 수준이고 거래규모도 10조원에 달한 다는 점을 주목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 임원과 얘기를 나눠봤다. Q. 상장 1년여 만에 주가가 67% 빠졌다. 원인이 뭐라고 보나 A. 증시에서 처음앤씨를 너무 작은 회사로만 보는 것 같다. 처음앤씨의 작년 매출이 100억원 정도로 규모가 작지만, 영업이익만으로 따지면 매출 500억~600억원 업체 수준이고, 거래 규모가 10조원에 달하는 업체다. 이런 회사가 한번에 무너지겠나. 거래규모와 이익률에 주목해줬으면 한다. 또 기업상대의 B2B업체가 인지도가 떨어지는 부분도 있는 듯하다. Q. 상장 직후부터 계속 주가가 하락했는데 A. 당시 기관ㆍ개인들의 관심이 코스피 대형주 쪽으로 쏠리면서, 코스닥 중ㆍ소형주들이 대부분 소외받았다. 그나마 시총이 700억~800억원을 넘으면 기관 물량이라도 좀 받았는데, 400억~500억원 이하는 죄다 주가가 떨어졌다. 당시 상장한 업체들이 대부분 고평가 논란이 있었고, 결과적으로 주가가 빠질 때 처음앤씨도 덩달아 떨어졌다. Q. 공모가가 1만3,000원이었는데, 너무 높은 건 아니었나 A. 당시 공모가 수준으로 계산하면, 시가총액이 400억원 정도였다. 하지만 상장사 중 경쟁사인 이상네트웍스ㆍ이크레더블과 비교하면 오히려 저평가에 가까웠다. 상장한 해에 처음앤씨 매출이 100억, 순익 37억원이었다. 경쟁사 이상네트워크가 당시 매출 300억원에 순익 30억원 정도에 시가총액이 600억원이었고, 이크레더블은 매출 150억원에 순익 40억원으로 시가총액이 900억대였다. 우리 상장할 당시 PER를 8~9배 정도로 잡았는데, 이크레더블이 20배, 이상네트웍스가 13배 정도였다. 처음앤씨의 주력사업인 B2B 관련해 점유율ㆍ수익률이 모두 경쟁사 대비 높아서 저평가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두 회사가 먼저 상장했으니 그들의 2/3 정도로 밸류에이션을 산정했다. 규모상 비교할 것은 아니지만 삼성계열 IMK와 B2C 결제업체인 이니시스도 참고했다. 당시 모든 유사업체와 비교해도 처음앤씨의 PER가 가장 낮았다. 또 당시 순이익이 33억원 정도로, 순익규모가 비슷한 업체가 보통 시총 300억~400억원 정도여서 적정가라고 판단했다. 당시의 어떤 자료를 봐도 처음앤씨의 공모가가 고평가됐다고 생각되지는 않을 것이다. 게다가 상장 전에 현금이 100억원 정도 이미 있었고, 매출 성장세도 좋았다. 경쟁업체 대비 가장 낮은 수준의 공모가였다. Q. 공모당시 2010년 목표실적은 달성했나. 실적 좋은데도 빠지는 건가 A. 2010년 매출목표를 100억원 정도로 잡았고, 이를 달성했다. 2011년에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실적과 무관하게 상장 직후부터 빠지기 시작했다. 코스닥에 대한 불신이 가득한 가운데, 공모 시점에 한몫 보고 빠져나가려는 기관과 개인들의 매도세가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처음앤씨의 업종이 시장 테마나 이슈와 관련이 없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바이오ㆍ신소재ㆍ태양광 등 테마 종목들은 테마와 이슈만으로 실적 상관없이 올라갔다. 시장에서는 관심이 없고, 공모주 받은 투자자들만 계속 매도에 나서니 주가가 확 빠졌다. 그리고… Q. 향후 주가 방향은 어떻게 보나 A. 증권사 연구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상장 당시 코스피 대형주들 중심으로 거래가 진행돼 코스닥이 소외받았던 부분이 있다. 하지만 이제 코스피가 주춤하니, 코스닥이 좀 가지 않을까 한다. 코스닥의 작지만 강한 종목들이 좀 조명 받을 때가 오지 않았나 한다. 처음앤씨가 회사 내부로 문제가 생기거나, 시장에 실망을 안겨줄 요인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코스닥에 대한 불신이 큰 가운데, 지난 4월 BW 발행때도 '먹튀' 의도가 아니냐는 의심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Q. 4월 BW 90억원 발행 공시 냈다가 45억원으로 바꿨다. 용도와 변경 이유는 A. 케이엘넷 인수를 위해 자금 확보하는 차원이었다. 하지만 케이엘넷 매각 일정이 4~5월로 밀리면서, 처음앤씨 입장에서는 설명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해서 당시 BW 발행 결정 공시와 1분기 보고서 나오면서 주가가 많이 빠졌다. 시장의 의문은 "현금 많은데 왜 BW 발행하나"였다. 우리는 설명 못하고, 시장은 그걸 이상하게 받아들이면서 주가가 망가졌다. 현재 BW 포함해 현금만 300억원이 넘는다. Q. 케이엘넷 인수는 왜 실패했나 A. LOI를 총 6곳에서 제출했고, 최종입찰에서 가격을 높게 쓴 케이컨소시엄이 선정됐다. 처음앤씨는 처음에는 인수를 긍정적으로 검토했지만, 아무래도 노조 문제 때문에 높은 가격을 쓸 수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래서 가격에서 밀린 부분이 있다. Q. 1분기 실적이 매출 23억원ㆍ영업익 5억원, 순익 3억원으로 다소 주춤한 모양새다 A. 1분기 보고서는 이익 감소처럼 보일거다. 처음앤씨는 이익 규모보다 운영중인 금융자산이 50억원 정도로 더 많다. 삼성ㆍ포스코 등을 기초자산으로 40% 이상 손실이 안 나면 원금 보장되는 ELS에 가입되어 있는데, 이게 평가손실로 잡히면서 그렇게 됐다. 2분기 실적을 보면 알 것이다. 영업비용이 증가했는데도 영업이익이 늘어났다. 기업회계 기준서 상에는 기초자산을 주가로 인식해 실적으로 잡게 된다. 하지만 이 상품은 주가 연동되지만, 실제 바로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 만기가 돼야 하는 건데, 그게 잡혔다. Q. 삼성그룹의 IMK 매각에 따른 수혜 있나 A. 구매대행 사업에는 여러가지 형태가 있다. 아이마켓코리아는 삼성 계열사를 상대로 한 사업이었는데, 그걸로는 매출이 적으니 전략적 자재까지 한 것이다. 거기서 더 나아가 협력사 대상으로 영업에 나서니, 결국 IMK에 중간이윤을 주는 모양세가 된 협력사들이 반발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중소기업 대상이다. 특히 자금이 필요해서 대출받는 쪽을 대상으로 영업하고 있다. 당장 수혜를 얘기할 만한 일은 아니다. 물론 시장을 넓게 보면 결국 나쁠 것이 없는 정도다. Q. 처음앤씨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은 A. 정말 시장의 우려가 과도한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처음앤씨처럼 현금 창출력이 높고 순자산 많은 업체는 드물다. 매년 30억~40억원 이익을 내고, 거래 규모가 10조원인 업체다. 주거래 시장인 B2B(기업간 거래) 규모가 연 740조원으로, B2C는 20조원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게다가 처음앤씨는 상장이래 주주 친화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작년 6월 상장해서 자사주 신탁과 무상증자ㆍ배당ㆍ대표이사 자사주 취득까지 했다. 공모자금도 대부분 주주 친화적인 방향으로 사용됐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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