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엿보기] 농구 선수의 손엔 불이 붙을까?

프로농구의 시즌이 돌아왔다.클리프 리드(기아), 버나드 블런트(LG) 등 쉰세대 용병과 숀 재미슨(SK), 그레그 콜버트(동양) 등 신세대 용병들의 자리싸움이 만만치 않다. 아시안게임으로 국가대표 선수들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표명일(현대) 같은 식스맨들이 자리를 꿰차며 그동안의 설움을 말끔히 씻고 있다. 이들은 매 경기마다 명승부를 펼치며 농구팬들을 경기장으로 불러 모으고 있다. 농구 경기를 보면 슛을 쏘기만 하면 들어가는 선수들을 가끔 본다. 이들은 그날따라 림이 크게 보인다고도 하고 「손에 불이 붙었다」고도 말한다. NBA중계를 보다보면 해설자는 「믿을 수 없다(UNBELIEVABLE)」고 외친다. 그러나 사실 「불이 붙은 손」은 결코 드문 현상이 아니다. 확률적으로 말이다. 동전을 던져 여덟 번이나 계속해 앞면이 나오는 일은 아주 예외적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동전의 앞면이나 뒷면이 계속해서 나오는 일이나, 잇따른 슛 성공은 생각 이상으로 흔하다. 동전을 100번쯤 던져 보자. 동전을 100번쯤 던질 때 앞면이 계속해서 여덟 번 이어져 나오는 일이 생길 확률은 무려 30% 정도다. 동전을 100번 던지고서 앞면이 여섯 번 잇따라 나오는 일이 적어도 한 번은 있다는 쪽에 내기를 걸면 거의 100% 이길 수 있다. 농구도 마찬가지다. 두 팀의 주전 선수 10명에 후보 선수를 합치면 그 중에 한 명 정도는 「확률적으로」 백발백중의 슛을 자랑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모든 일에 의미를 붙이기 좋아한다. 어떤 선수가 연속해서 슛을 성공시켰을 때 우리는 그것을 결코 일상적인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수학적으로 틀린 생각이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농구 경기는 재미있다.【김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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