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터→뜨락또르」 「그룹→그루빠」 등 이질화/괴리 심화땐 통일비용 최고 17% 더 들어「뜨락또르」 「그루빠」 「뽐쁘」. 북한에서는 트랙터, 그룹, 펌프를 이렇게 부른다. 또 원형은 「둥구리형」으로, 황산은 「류산」으로 말을 만들어 사용한다.
국토가 분단된 지 50여년을 넘기면서 남북한간에는 산업용어 및 규격에서도 이질성이 심화돼 서로 알아들을 수 없는 상황이 생겨나고 있다.
국립기술품질원은 이처럼 남북한 산업용어 및 규격이 다른 상태에서 통일이 이뤄질 경우 엄청난 손실이 초래된다면서 남북통일과 교류협력의 기반 조성차원에서 남북한 산업표준의 통일화를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남북한 산업 비표준화로 인한 손실 규모는 인력수요 3∼4%, 자재손실 2∼3%, 생산성저하 3∼10%에 이르는 등 최저 8%에서 최고 17%까지 통일비용을 추가시킬 것으로 기술품질원은 추정했다.
이미 연간 3억달러에 육박하는 남북한 교역중 50%가 품질문제로 클레임을 유발하고 있으며 이중 10%정도가 산업표준의 차이에서 기인하는 점을 감안하면 남북한 산업용어와 규격이 다른데 따른 피해는 벌써부터 생겨나고 있는 셈이다.
기술품질원은 남북한 산업표준화의 첫걸음으로 남북한 산업규격 및 용어의 비교 조사 사업을 실시,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산업규격수에 있어 남한은 국제표준을 토대로 15개 부문의 9천4백7종을 설정해 놓고 있는데 비해 북한은 중국·러시아 등의 내용을 반영한 탓에 17개 부문의 1만3천종에 달했다.
북한의 경우 정해놓은 규격수는 많지만 경제수준이 낙후돼 실제 이용률은 낮고, 정보처리 등 신기술분야에 대한 규격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또 북한은 철광석생산량이 남한의 24배로 월등하지만 강철생산량은 19분의1에 불과했고 도로총연장, 연간발전량, 자동차대수에서 남한이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남북한간에는 컴퓨터 자판의 배열이 달라 표준화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컴퓨터 보유대수는 남한이 7백만대인 반면 북한은 5천대에 불과하다. 북한에 컴퓨터보급이 확대된 이후에 자판을 시정하려면 엄청난 비용이 들것으로 우려된다고 기술품질원은 밝혔다.<최원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