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이 해고자 처리 문제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마지막 해고자는 287명. 지난 98년 내수 위축에 따른 경영상 위기로 정리 해고한 277명과 87년 이후 노사 분규과정에서 폭력 등을 행사하거나 파업을 주도한 소위 `골수 조합원` 10명이다.
그러나 사내 식당 소속으로 정리 해고된 여성 144명의 경우 노사 양측이 협상을 통해 복직됐고, 나머지 정리 해고자도 공장이 정상 가동되면서 2000년 3월부터 모두 복직해 노사문제로 해고된 사람은 공식상 한 명도 없는 상황이다.
반면 현대중공업은 해고자 처리 문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11월 새로운 노사관계 정립을 위해 노사 양측이 잔여 해고자 13명중 4명은 재입사, 나머지 9명은 최고 1억1,000만원의 위로금을 지급키로 합의했으나 오히려 사태가 악화된 것.
노조측은 당시 이례적으로 노사 협상안에 대해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까지 실시하며 가결시켰으나 정작 해고자들은 전원 복직을 요구하며 회사 출입문에 컨테이너 박스를 설치하고 노동단체와 연대해 연일 농성을 벌여 노조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특히 이들 해고자들이 확성기로 연일 농성하자 인근 주민 3,000여명이 최근 컨테이너 박스를 철거해 달라는 진정서를 동구청에 제출했으나 이 회사 해고자 출신인 이갑용 동구청장은 지난 20일부터 출근 전 해고자들과 함께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선박 건조를 위해 방문한 선주사 등 해외 바이어들과 연간 20만 명에 달하는 산업시찰 방문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해 세계 최대 조선사 이미지가 상당한 타격을 입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성가신 혹을 떼려다 더 큰 혹을 붙인 격”이라며 “해고자들의 농성이 장기화되면 회사 이미지 타격은 물론 8년 연속 무분규를 이어오고 있는 노사 화합 분위기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울산=김광수기자 ks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