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입찰 협상력없다] 진로쿠어스 입찰 후유증 일파만파

진로쿠어스맥주 입찰의 후유증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의혹은 갈수록 증폭되고 있으며 한미간 국가 문제로까지 떠오를 조짐이다.의혹의 초점은 입찰 안내서(INSTRUCTION LETTER)에 모아지고 있다. 이는 주관사인 체이스맨하탄이 응찰자들에게 제시한 입찰의 가이드라인으로 응찰자는 이에 준해 입찰에 참여하도록 돼있다. 쿠어스의 조지 맨스필드 아태지역 담당 전무는 6일 기자회견을 갖고 『안내서에는 제시된 조건의 가격이나 실질적 내용을 변경하는 행위는 금지된다고 분명히 적혀있다』며 『OB가 이를 어기고 시한을 넘겨 또다른 제안서를 제출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고 못박았다. 맨스필드 전무는 『규칙을 어긴 OB를 실격시키고 난 다음 기존 룰 대로 입찰을 해야 할 것』이라며 『무조건 재입찰을 한다는 것은 공정성이 의심스럽기 때문에 참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OB측은 『그 조항은 체이스가 응찰자에게 명확한 설명을 요구할 경우에 한한 것으로 두번째 제안서는 이와 상관없이 독단적으로 제출한 것이기 때문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OB가 굳이 제안서를 두번에 걸쳐 낸 것도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OB는 마감시한인 지난달 25일 1차 제안서를 낸 다음 3일만인 28일 또다시 2차 제안서를 제출했다. OB는 이에 대해 『채권자의 이익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채권자의 입장에서는 한푼이라도 더 받고 싶지 않겠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는 물건을 사는 사람의 입장에서 한푼이라도 덜 내고 싶은 일반 정서와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쿠어스의 생각이다. 쿠어스측은 이를 『OB측이 쿠어스의 응찰 가격을 미리 알고 취한 행동』으로 보고 있다. 쿠어스측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OB와 채권단등의 연계의혹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면서도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며(VERY SERIOUS), 입찰과정이 불공정(UNFAIR)하고 부적절(IMPROPER)했기 때문에 이에 대해 명확한(CLEAR)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쿠어스는 앞으로 미국 정부와 의회를 통해 이번 사태에 대한 항의의 뜻을 한국정부 등에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쿠어스 본사는 지난달말 미국 정부측과 협의를 거쳐 주미 한국대사관에 편지를 보내 공정한 입찰관리를 위해 노력해줄 것을 촉구한 바 있다. 한편 ㈜진로 노조와 진로쿠어스 비상대책위윈회는 이날 「OB맥주 부정입찰 규탄 발대식」을 갖고 산업은행에 몰려가 채권단에 대해 항의집회를 가졌다. /한기석 기자 HANK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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