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고사 직전의 몇몇 대형 은행들을 살린 것이 마약 등 범죄 관련 자금이었으며, 이 과정에서 총 3,520억 달러에 달하는 불법 자금이 세탁과정을 거쳐 합법화됐다고 영국 가디언지가 13일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안토니오 마리아 코스타 유엔마약범죄사무국(UNODC) 사무총장은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금융위기 최정점이었던 2008년 하반기에 움직인 거의 유일한 유동성은 범죄 조직의 검은 자금이었다"며 "이들 자금이 몇몇 대형 은행들을 위기 직전에서 구했고 이로 인해 총 3,520억 달러의 자금이 글로벌 경제 시스템으로 흡수됐다"고 말했다. 총장은 이어 "해당 은행 이름을 거론하는 것은 직책상 적절치 않다"면서도 "정보기관을 통해 정보를 처음 입수한 시점은 18개월 전이며 이를 입증할 만한 분명한 증거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전 세계 주요 갱단들은 주로 마약 불법거래를 통해 자금을 만들어 왔으며, 이 같은 자금은 주로 현금 상태로 보관되거나 관계 당국의 눈을 피해 역외 조세피난처에 은닉돼 왔다. 총장은 "미국과 영국,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금융 거래에 대한 규제 강화에 서둘러 나서고 있는 것도 이들 검은 자금에 대한 통제와 연관돼 있다"고 덧붙였다. 가디언지는 이 같은 정보가 미국과 영국, 스위스와 이탈리아 정부 관료를 통해 흘러나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