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도 골프코스 내 금연이 추진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이 같은 내용을 법규화 할 움직임이어서 골프대회 유치와 관련한 논란이 예상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지역신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샌프란시스코시가 관내 여가구역(recreation areas) 내에서 흡연을 금지하는 내용의 규칙을 마련 중이며 여가구역의 범주에 골프코스까지 포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26일 보도했다.
이 규칙이 제정, 시행되면 샌프란시스코 지역 내 골프코스에서 담배를 피울 경우 처벌 등 법적 제재를 받게 된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골프장 운영자들은 “코스에서 흡연을 금지하면 골프대회를 유치할 수 없게 된다”며 거세게 항의하고 나섰다. 프로골프 토너먼트나 아마추어 골프대회에 참가한 선수들도 경기 도중 담배를 비웠다가는 행정 처벌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가 금연 규칙 제정에 나선 것은 지난해 LA 지역 대형 산불 등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골프코스 내 흡연 금지 움직임은 캘리포니아주 전역 내지 인근 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귀추가 주목된다.
올해 캘리포니아 지역이 개최지로 잡힌 프로골프 대회는 PGA투어 7개, LPGA투어 4개 등 11개. 특히 오는 10월7일 개막하는 월드골프챔피언십 아메리칸익스프레스챔피언십은 샌프란시스코의 하딩파크GC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밖에 크고 작은 프로 및 아마추어 골프대회가 수시로 계획돼 있어 상당한 여파가 예상된다.
실제로 대회 중 담배를 피우는 프로골프 선수들이 다수 있어 담배 때문에 출전을 포기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을 전망. 대표적인 ‘애연가 골퍼’ 존 댈리(미국)는 지난주 뷰익인비테이셔널에서 담배를 입에 문 채 퍼트를 하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자주 잡히기도 했다. 미겔 앙헬 히메네스(스페인), 비제이 싱(피지), LPGA투어의 제니퍼 로살레스(필리핀) 등도 경기 도중 곧잘 담배를 피우는 선수들이다.
한편 국내에서도 산불 예방과 쾌적한 환경을 위해 2001년부터 골프장 내 금연이 실시되고 있지만 이번 샌프란시스코와 경우가 크게 다르다. 국내의 경우 법규가 아닌 한국골프장경영협회 주도의 계도성 캠페인으로 강제나 처벌 장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