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다시 해외로] “거대시장 잡아라“ 앞다퉈 中 진출

`한국 금융의 미래를 중국 대륙에서 찾는다` 은행은 물론이고 보험ㆍ 할부금융사 등 2금융권까지 앞 다퉈 중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은행들은 중국에 진출한 국내 제조업체들에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며 자리를 잡은 후 점차 중국 현지 고객들을 상대로 영업을 확대해 간다는 전략이다. 또 보험사와 할부금융사들은 중국을 `제2의 내수시장`으로 보고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일부 금융회사는 콜센터 등 서비스 기지의 이전도 검토하고 있다. 세계최대의 시장, 무한한 가능성이 열려 있는 14억 인구의 대륙에서 국내 금융회사들이 미래를 걸고 경쟁에 나선 것이다. ◇영업기반을 확대하라=은행들은 중국 주요 지역에 지점을 개설하느라 분주하다. 외환은행과 신한은행이 최근 상하이에 각각 지점을 열어 중국 내 국내은행 지점과 사무소가 총 17개로 늘었으며 앞으로도 경쟁적으로 지점 개설을 계획하고 있어 그 수는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한국기업의 최대 투자지역으로 부상한 칭다오와 광저우 지역에 외환은행과 하나은행, 신한은행, 조흥은행 등이 지점 개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수익원을 다각화의 활로로 중국을 찾고 있다. 현지 기업금융(RM) 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본점의 지원을 더욱 늘려나갈 계획이다. 중국은행(Bank Of China)과의 제휴를 통해 중국 금융시장에 보다 원활하게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현지에 진출한 상사의 수출입금융과 현지 교민들의 송금ㆍ환전에 중점을 두고 영업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중국 진출 기업을 초청해 세미나를 여는 등 기업고객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진출을 활발하게 추진하다 외환위기와 함께 계획을 접어야 했던 조흥은행은 다시 지점설치와 현지은행과의 제휴를 모색하는 등 치밀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국민은행은 다른 시중은행과 달리 소매금융 중심으로 영업을 펴겠다는 목표로 신중하게 시장을 탐색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소매금융 영업에 나서는 것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제휴와 합작 등으로 통해 소매금융의 노하우를 전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중국 현지 은행들과 제휴를 활발하게 펴고 있다. 최근 광다이은행과 부실자산정리 업무에 대한 제휴를 맺었고, 중국 국가개발은행과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교두보를 한층 강화했다. 기업은행은 중국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중소업체들에게 중국 관료들을 초청한 세미나를 열어 서비스를 하고 있다. ◇“중국은 제2 내수시장”=보험업계 역시 중국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중국 보험시장이 개방 된데다 발전 잠재력이 높기 때문에 제 2의 내수시장으로 삼기에 손색이 없다는 분석이다. 중국에서 보험영업은 삼성화재가 처음으로 시작했다. 삼성화재는 지난 2001년 4월 상하이 지점을 개설해 중국내 외자기업을 상대로 3년째 영업중이다. 베이징사무소에 이어 지난 9월에는 칭다오에도 사무소를 열었다. 현대해상도 베이징에 사무소를 두고 중국진출을 모색하고 있으며 LG화재는 북경사무소외에 지난달 상하이사무소를 열어 시장 조사를 벌이고 있다. 생보업계의 중국진출은 삼성, 대한, 교보생명 등 `빅3`가 주도하고 있다. 특히 삼성생명은 이미 지난 95년 베이징에 주재사무소를 설치한 후 합작보험사 설립을 추진중이다. 삼성생명은 올해 안에 양해각서(MOU)체결을 목표로 현재 3~4개의 현지기업과 최종협의를 하고 있으며 내년에 중국당국의 허가를 받아 2005년초부터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대한생명은 2년후 지점 설립을 목표로 다음달중 베이징에 사무소를 설치할 예정이며 교보생명 역시 베이징에 주재사무소를 설치하기로 결정하고 현재 중국 당국에 인가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할부사 가운데 현대캐피탈도 조만간 중국 진출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현대ㆍ기아자동차가 현지에 대규모의 생산기지를 가동중인 만큼 자동차 할부금융을 전문으로 하는 현대캐피탈이 금융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면 충분히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른 할부사들에게도 중국은 매력적인 시장이다. 자동차 뿐 아니라 기계나 설비류의 리스금융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국 전문 인력을 확보하라=본격적인 중국 영업을 계획하면서 중국 전문가를 육성하려는 금융권의 교육 열풍도 거세다. 외환은행은 행내에 `차이나 클럽`운영하고 있다. 중국어 해독능력이 가능한 직원 20여명을 선발해 중국지역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현장 경험을 쌓은 후 곧바로 중국 현지에 투입될 수 있는 전문가로 키우는 과정이다. 신한은행도 다양한 연수 프로그램 중 최근 중국지역전문가 과정에 공을 들이고 있다. 매년 6명 정도를 선발해 6개월 간 중국 대학에서 어학을 익히고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프로그램을 마친 행원들은 신한은행의 중국 전문가로 중국 점포에 우선적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이 밖에 하나은행은 주말 중국어 연수 프로그램을 마련해 중국 진출에 기초가 되는 어학 실력을 연마해 놓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으며 우리은행도 광저우와 칭다오 등 중국 주요 개방도시에 직원을 파견해 현지 문화와 흐름을 익히게 하고 있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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