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B네트워크 '거꾸로경영'‘대박을 터뜨리려면, 시황이 안 좋을때 투자하라.’
주가 하락으로 국내 벤처캐피털 업계 전체가 몸살을 앓고 있지만 KTB네트워크만은 국내외를 넘나드는 공격경영을 펼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벤처캐피털의 원조 KTB네트워크의 ‘거꾸로 경영’ 배경과 그 과정에 투입되는 막대한 자금원천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공경경영에 나선 KTB네트워크의 최근 행보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일본 진출. KTB네트워크는 19일 일본 도쿄에 현지 사무소를 개설, 미국 실리콘밸리 성공신화를 일본에서도 재현하겠다는 다부진 의욕을 보이고 있다. 국내 벤처캐피털중 KTB네트워크, 한국기술투자 등이 미국에 진출한 적은 있지만 자금력이나 기술력에서 한국보다 훨씬 앞선 일본에 진출한 것은 KTB네트워크가 최초이다. 올 하반기 100억원 이상을 일본의 정보통신, 무선인터넷 벤처기업에 투자, 일본 벤처시장에 도전장을 던지기로 했다.
KTB네트워크의 투자분야는 남북경협, 엔터테인먼트는 물론이고 모두가 ‘한 물 갔다’고 기피하는 인터넷 벤처기업 등까지 동시 다발로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2월 ‘강제규필름’에 57억5,000만원을 투자한 KTB네트워크는 8월중 영화진흥위원회·서울영상벤처사업단과 100억원 규모의 영상·애니메이션 전문펀드를 결성할 예정이다. 또 지분출자 등으로 전략적 제휴를 맺고 있는 356개 기업을 한데 묶어 ‘KTB N-클럽’을 결성했다. 두리닷컴, 온앤오프 등 수익모델이 분명한 인터넷 업체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권성문 사장(사진)은 “남북경협에 대비해 중국 베이징에 현지법인을 세워 출자회사들의 북한지원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사장은 또 “KTB네트워크는 이미 상반기에 3,000억원을 벤처기업에 투자했으며, 하반기에도 3,500억원을 정보통신, 인터넷 분야에 투자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창투사들이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출자 지분을 대량으로 매각하는 상황에서 KTB네트워크가 ‘청개구리식 경영(공격경영)’을 펼치는 이유는 뭘까. 권오용 상무는 “남보다 한 수 앞을 내다보는 안목과 풍부한 자금력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권상무는 “모두가 인터넷 분야의 투자를 기피하지만, KTB네트워크는 거품이 빠지고 있는 지금이 알짜기업을 골라 투자할 수 있는 호기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해 신중한 심사로 투자기업을 엄선한 결과 상반기 순이익이 2,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풍부한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도 공격경영의 바탕”이라고 설명했다.
LG증권 이준재 과장은 “앞으로 창투업계는 극심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거칠 것이며, KTB네트워크와 무한기술투자 등 상위 10% 창투사가 업계 전체수익의 60%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철환기자CHCHO@HK.CO.KR
입력시간 2000/07/2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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