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왕 빌 그로스가 올들어 높은 투자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구겻던 체면을 다시 만회할 지 관심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빌 그로스 핌코 최고경영자(CEO)가 운영하는 토탈리턴 펀드의 지난 1·4분기 수익률이 2.88%를 나타내 채권투자의 벤치마크로 여겨지는 바클레이즈캐피탈의 채권지수 수익률 0.3%를 훌쩍 웃돌았다고 보도했다.
그로스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낸 1분기였다"면서 "2분기에도 이런 성적을 낼 수 있다면 매우 기쁠 것"이라고 밝혔다.
토탈리턴펀드가 수익을 낼 수 있었던 것은 모기지담보증권(MBS)에 대한 강세 전망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RB)가 3차 양적완화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MBS 수익률은 0.57%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토탈리턴펀드의 MBS 투자 비중은 지난해 9월 38%에서 올해 2월말 기준 52%까지 크게 확대됐다.
그로스는 지난 해 2006년 이후 최악의 부진을 경험했다. 지난해 토탈리턴펀드의 수익률은 4.16%로 바클레이즈 채권지수인 7.84%에 절반 수준에 그쳤다. WSJ는 빌 그로스의 선전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이라고 전했다.
1·4분기 수익률 호조가 FRB의 양적완화 시행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기 대문이라는 설명이다. 다라서 미국 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된다면 FRB가 추가 양적완화를 선택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출구전략을 선택할 수 있어 빌 그로스의 펀드 수익률이 주저앉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제프 티죠네호 리퍼 애널리스트는 "FRB가 양적완화 나서지 않는다면 현재의 MBS 랠리는 순식간에 식어버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