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이 외환위기 발발 이후 근 1년3개월여 만에 투자부적격 단계에서 벗어나 투자적격 등급으로 상향 조정될 전망이다.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사는 19일 한국을 신용등급 상향조정을 위한 실사대상에 올려놓는 「긍정적 신용관찰」(REVIEW FOR POSSIBLE UPGRADE) 상태로 지정했다고 발표했다.
무디스는 또 산업은행·수출입은행·기업은행 등 3개 국책은행의 신용전망도 지금의 부정적(NEGATIVE)에서 긍정적 신용관찰로 변경했다.
긍정적 신용관찰은 앞으로 3개월 이내에 신용등급 조정을 위한 구체적인 실사작업에 나서겠다는 것으로 무디스의 이번 조치에 따라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은 향후 수개월 내에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무디스가 지정한 우리나라의 현행 국가신용등급이 투자부적격에서 가장 높은 BA1이므로 실사결과 등급이 한단계만 높아져도 우리나라는 투자적격으로 올라선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긍정적 신용관찰 대상에 오를 경우 특별한 돌발변수가 나타나지 않는 한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하는 것이 관례였다』며 『무디스가 실사작업을 거쳐 이르면 내년 2월 중 국가신용등급을 현재의 BA1에서 BAA3 이상의 투자적격 상태로 상향 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무디스가 국가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할 것이 확실해짐에 따라 지난주 조정양상을 보인 증시가 이번주들어 반등세를 나타낼 것으로 분석됐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번 발표로 관망세를 보여온 국내 기관투자가와 외국인 투자가들이 주식매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주식시장은 단기급등에 따른 우려감으로 종합주가지수가 30포인트 정도 하락했다.
일반인이 주도하는 시장에서 기관과 외국인들은 소극적인 매매로 일관했으나 이번 발표를 계기로 주식매입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한국투자신탁의 류재천 주식운용역은 『지난 9월말부터 시작된 증시상승기에 투신사 등 대부분의 기관투자가들은 주식 투자비중을 제대로 늘리지 못했다』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매수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조흥투신 김낙준 차장은 『무디스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을 결정할 99년 3월은 외국의 대형펀드들이 지역별·국가별 투자비중을 재조정하는 시기와 일치한다』며 『신용등급이 올라간 한국증시에 대해 투자규모를 늘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종석·정명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