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은행, 신용위기 대비 1,000억弗 공동펀드 만든다

영국 HSBC도 참여 가능성…이번주중 설립안 발표 예정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ㆍJP모건체이스 등 미국의 대형 은행들이 신용경색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1,000달러 규모의 공동펀드를 설립하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의 대형 은행들이 지난 9월 중순 미 재무부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발 신용경색에 공동 대처하기 위해 1,000달러 규모의 공동 펀드를 설립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회동은 골드만삭스 출신의 로버트 스틸 미 재무부 국내 금융담당 차관이 주재했으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간부들도 참석했다. 공동 펀드의 명칭은 ‘마스터 유동성보강 콘듀잇(M-LEC)’으로 잠정 결정됐으며 이번주 중으로 설립안이 발표될 예정이다. 이 계획에는 영국의 최대 은행인 HSBC도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언론들을 보도했다. 미 은행들의 공동 펀드 조성 계획은 FRB의 단기 유동성 공급과 재할인율 및 금리인하 조치에도 불구하고 신용경색 현상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금융시장 위기 확산방지를 위해 금융기관이 공동 대처를 모색한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저널은 이번 방식이 98년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사태가 발생한 직후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주도로 7개 금융기관이 LTCM에 협조금융을 지원한 것과 흡사하다고 지적했다. 미 대형 은행들이 설립할 공동 펀드는 은행들이 단기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만든 유동화 전문 특수목적 법인인 콘듀이츠(conduits)가 발행한 자산유동화 기업어음(CP) 등 보유자산을 매입한 뒤 공동의 보증을 서 유동성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각 은행들은 콘듀이츠가 발행한 기업어음이 서브프라임 부실에 노출되면서 보유 자산가치가 폭락하고 CP 만기 연장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씨티그룹은 자산유동화를 위해 만든 7개의 특수유동화 법인을 통해 1,000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했으며 전세계적으로 콘듀이츠 방식으로 조달된 자금은 4,000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