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자살사이트에서 만난 여고생 등 10대 3명이 아파트에서 투신 자살하고, 카드빚에 쪼들리던 20대 형제와 친구 등 3명이 자살을 기도해 2명이 숨지는 등 동반 자살이 잇따라 발생했다.21일 오후 6시40분께 서울 성북구 S아파트 옆 놀이터에서 김모(17ㆍ고2) 양과 대입 재수생인 손모(19) 고모(19) 양 등 3명이 피를 흘린 채 숨져있는 것을 아파트 경비원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김양의 집에서 “아빠, 먼저 가서 미안해요. 죽어서도 아빠를 지키겠다. 혼자가지 않아 외롭지 않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고, 김양이 이날 학교 친구에게 “인터넷에서 만난 두 언니와 자살하기로 했다”고 전화한 사실, 아파트 15층 옥상에서 휴대전화 2대와 소주 2병, 캔맥주 1개 등이 발견된 점 등으로 미뤄 이들이 인터넷 자살 사이트에서 만나 옥상에서 함께 투신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7시10분께 부산 금정구 금정산성 북문 인근에서 백모(29ㆍ회사원)씨와 친구 정모(28ㆍ회사원)씨가 나뭇가지에 천으로 목을 매 숨져있는 것을 등산객이 발견했다. 현장 인근에서 팔목과 목을 흉기로 자해, 피를 흘리며 신음중인 백씨의 동생(26ㆍ회사원)도 발견돼 헬기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너무 쉽게 카드를 사용하다 빚만 지고 궁지에 몰렸다.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에게도 빚을 떠넘기는 등 많은 피해를 입혀 죄송하지만 벼랑 끝에 몰려 이 방법밖에 생각나지 않았다”는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또 현장 주변에서 수면제와 빈 소주병 등이 발견됐다.
이들은 이에 앞서 19일 오전 4시께 경남 양산시 하북면 이모(46)씨 집에 흉기를 들고 들어가 금품을 빼앗으려다 이씨와 이씨의 아들(17)에게 중상을 입힌 뒤 달아난 혐의로 경찰의 추적을 받고 있었다.
경찰은 이들이 4,000만원에서 1억원에 달하는 카드빚에 쪼들리다 강도짓을 벌인 뒤 경찰 수사망이 좁혀오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수사중이다.
<부산=김창배기자, 정상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