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경주 보문단지에 자리잡은 경주교육문화회관.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5단체는 전국의 중ㆍ고교 교사 200명이 참석한 가운데 27~28일 2박3일 일정으로 `선생님을 위한 경제와 문화체험`이란 행사를 가졌다. 이 자리엔 강신호 전경련 회장, 박용성 상의 회장, 김재철 한국무역협회 회장 등이 직접 참석, 강연시작 전부터 이목을 끌었다.
이 행사는 참여정부 들어 불법 정치자금 수사, 분식회계 파문 등으로 반기업 정서가 커지면서 한국 경제의 역동성을 사라지는 데 위기감을 느낀 재계가 고육책으로 내놓은 해법인 셈이다.
이를 반영하듯 주요 단체장들의 이날 강연은 사실상의 호소였다.
첫 연사로 등장한 김재철 회장은 “국내총생산(GDP)의 무역의존도가 65~70%에 달하고 있는 현실에서 급속한 산업화를 이룬 중국이 거대한 위협으로 등장했다”며 “이대로 가면 일본의 앞선 기술과 중국의 값싼 임금 사이에 끼어 고사할 형편에 놓여있다”고 우려했다.
박용성 회장도 “반기업 정서에 대한 1차적 책임은 기업에 있지만 이대로 가다간 기업 의욕이 저하돼 일자리도 줄어들게 될 것”이라며 미래의 꿈나무들에게 올바른 경제인식을 심어줄 것을 당부했다.
교사들의 반응은 기대이상으로 즉각적이었다.
김병만 영란여자정보산업고 연구부장은 “학생들을 상대로 경제 교육을 하고 싶지만 관련 자료나 책자가 전무한 실정이었다”며 이번 강연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김 교사는 “적어도 재계와 일반 국민들이 의사소통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본다”며 “기업 스스로가 경제논리를 잘 실천해 준다면 반기업정서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호 서울 경동고 교사도 “기업가 정신이나 기업활동을 뒷받침해주는 사회적 분위기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특히 강연을 끝내고 다음 일정을 위해 이동해야 하는 단체장들을 붙들고 교육현장의 문제점을 거꾸로 하소연하기도 했다.
이세황 대천여자상고 교감은 “3D 업종 기피 현상을 풀려면 실업고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데 정부는 직업 교육의 축을 전문대에만 맞춰놓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당초 120명 규모로 계획됐지만 참가신청이 쇄도해 규모를 200명으로 늘렸다. 이날 자리를 끝까지 지켰던 교사들은 한결같이 이 같은 행사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정부나 재계가 노력하면 우리 사회에 팽배한 반기업 정서를 해소시킬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하는 자리였다.
<경주=최형욱기자 choihu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