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 디플레이션 가능성 논란"

철강, 시멘트, 자동차 등 주요 상품의 공급과잉으로 올해 중국 경제에 디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보고서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12일(현지시간) 중국의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가 올해 중국경제가 8.5∼9.0%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올 하반기에 중국경제가 미약한 디플레이션에 접어들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 공저자 중 한명인 왕 시아오광은 월스트리트 저널에 "공급 과잉 현상은더 악화될 뿐"이라면서 산업의 투입 비용이 떨어지면서 소비재의 가격압박이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미약한 디플레이션, 즉 물가상승률이 0% 이하로 떨어지는 현상이 올해 중반쯤 가볍게 시작될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통화공급과 은행 대출을 통제하에두려는 중국 정부의 노력 역시 물가상승을 억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신문은 그러면서 디플레이션에 대한 경고는 수백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사회적 불안을 피해가기에 충분할 만큼 빠른 속도의 경제발전을 추구하는 중국 지도자들에게는 딜레마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중국 지도자들은 국내 소비를 부양함으로써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고자 한다고말하지만 공급 과잉의 위험을 무릅쓰면서 공장이나 발전소 등 고정 자산 투자에 크게 의존해 온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HSBC의 중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쿠 홍비는 "중국 지도자들은 한편으로과잉 생산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면서 "그렇지만 그들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그들은 성장 엔진으로서의 투자에서 발을 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중국의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은 많은 중국인들이 빈약한 의료보험과사회복리 제도에 대비하고 늘어나는 교육비를 부담하기 위해 소비를 늘리는 것을 꺼리고 있는데도 요인이 있다. 이에 따라 베이징 정부는 더많은 소비를 이끌어내기 위해 의료보험과 교육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고 약속해 왔지만 이런 계획은 사회적 하부구조를 개선하기 보다는 빠른 성장을 보여주려는 현장 관리들의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는게 이코노미스트들의 분석이다. 중국의 디플레이션 가능성은 그러나 반론도 제기되고 있는게 사실이다. 골드만삭스의 수석 중국경제 이코노미스트인 홍 리앙은 디플레이션 시기에 떨어지는 부동산 및 주식 가격이 잘 지탱되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하면서 지난해의 통화공급으로 비춰볼 때 디플레이션은 매우 먼 후일에나 가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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