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 대한 수입규제 확산조짐

한·미 양국간 통상마찰이 철강에서 화학과 섬유, 기계 등으로 무차별적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이에따라 정부 차원에서 미국과 협상 채널을 열고 미국의 수입규제 조치에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0일 무역업계에 따르면 미국 철강업계 대표들은 최근 클린턴 대통령을 만나 『철강제품 수입급증에 따라 대규모 실업사태가 빚어지고 있다』면서 수입규제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구했다. 특히 US스틸 등은 『펜실베이니아공장의 경우 생산량을 70% 가량 줄였으며 850여명의 직원 가운데 대부분을 해고해야 할 위기에 몰리고 있다』고 주장하며 『외국기업들의 불법적인 덤핑수출이 중지되지 않는 한 미국 철강업계에 피해가 확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 한국무역관 보고에 따르면 데일리 미국 상무장관은 최근 『미국 철강산업의 위기는 세계적인 경기침체에 따른 영향을 받는 첫번째 산업에 불과하다』면서 『기계와 섬유, 반도체 등도 철강의 뒤를 이어 수입급증으로 인한 몸살을 앓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철강업체들은 올들어 8월까지 일본산과 한국산 제품의 수입이 각각 149%와 119%나 늘어나 피해를 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미 상무부는 이날 ㈜대상이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 니트로셀룰로스제품에 대해 2.1%의 덤핑마진을 최종 판정했다. 무역협회는 미국의 수입규제 움직임이 섬유와 기계 등으로 확산되면서 한미 양국간 통상마찰이 더욱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에 대한 섬유류 수출이 9월말 현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늘어나고 있어 미국 업체들이 실력행사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고진갑·한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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