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한미은행과 씨티은행 서울지점의 전산시스템이 한국씨티은행 출범 20개월 만에 통합된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옛 씨티은행 고객들은 지점을 방문해 통장을 교체해야 한다.
한국씨티은행은 18일 오전8시를 기해 옛 한미은행과 씨티은행 서울지점의 전산시스템을 통합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전산통합으로 전국 15개에 불과했던 옛 씨티은행 고객들은 250여개에 달하는 옛 한미은행 지점을, 옛 한미은행 고객들은 옛 씨티은행 지점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전산통합 과정에서 고객 수가 더 많은 옛 한미은행 방식이 상당수 채택됨에 따라 씨티은행 고객들은 예금ㆍ대출ㆍ투자상품의 계좌번호와 통장을 바꿔야 하는 등 일부 불편이 예상된다. 대부분의 옛 씨티은행 고객들은 옛 씨티은행 통장과 도장, 신분증을 지참하고 이른 시일 내에 지점을 방문해 통장을 교체해야 한다. 옛 한미은행 고객들은 계좌변경 없이 기존 통장을 그대로 사용하면 된다.
인터넷뱅킹도 옛 한미은행 방식으로 통합된다. 옛 한미은행 인터넷뱅킹 가입자는 그대로 사용하면 되고, 옛 씨티은행 고객들은 본인 인증을 한 후 공인인증서 제출 등 절차를 거쳐 새로운 인터넷뱅킹 시스템으로 변경해야 한다. 서로 다른 수수료 체계도 옛 한미은행 기준으로 대부분 통합된다. 한국씨티은행의 대표 홈페이지 주소는 ‘www.citibank.co.kr’로 씨티폰 대표번호는 ‘1588-7000’으로 통합된다.
기존에는 다른 은행에서 송금할 때 (구)한미은행, (구)씨티은행으로 구분해서 송금했지만 전산통합 이후에는 한국씨티은행으로 통일하면 된다. 전산통합 이후 씨티폰 및 현금입출금기(ATM)를 통한 거래가 24시간, 365일 언제든지 가능해진다.
한국씨티은행은 이와 함께 연체이율을 낮추고 부과방식도 변경한다. 한국씨티은행은 전산통합 안내 공문을 전체 고객에게 발송하면서 그동안 연 21~27%에 달했던 연체대출 이율을 연 14~21%로 6~7%포인트 인하한다는 안내문을 발송했다. 이에 따라 전산통합이 완료되는 18일부터 변경된 연체이율이 적용된다.
금융가는 씨티은행이 전산통합에 성공하면 전혀 새로운 은행으로 변신, 한국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04년 11월 출범한 씨티은행은 2005년 8월에 전산통합을 마칠 계획이었지만 기술적인 이유로 두 달 뒤인 10월로 미뤄졌고 이후에는 노조의 태업으로 줄곧 공회전을 반복해왔다. 전산통합에 실패한 것은 그동안 씨티은행이 본격적인 영업을 할 수 없는 본질적인 원인으로 꼽혀왔다. 전산통합 이전에는 2개 은행의 느슨한 연합체 정도이지만 통합 이후에는 양 은행의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면서 일사불란한 시장 대응이 가능해진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