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콜자금 차입 자기자본의 100%까지 제한

대신 안정성 높은 RP거래로 유도

앞으로는 증권사들이 콜(Call:금융사 간 무담보 초단기자금)을 자기자본의 100%까지 밖에 차입하지 못한다. 대신 안정성이 높은 환매조건부채권(RP) 시장에서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각종 시스템이 정비된다. 27일 금융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단기금융시장 개선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금융위가 방안을 마련한 이유는 단기자금 시장의 왜곡을 바로잡기 위해서다. 일일 거래규모가 약 33조원에 달하는 콜 시장은 워낙 거래가 활성화돼 있다 보니 금리가 담보 차입거래(RP)보다 싸다. 때문에 은행뿐 아니라 증권사들까지 콜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콜 시장이 은행들의 지급준비율자금 조달 수단이기 보다 증권사들의 영업자금 조달 시장으로 변질됐다”고 지적했다. 지난 6월 기준으로 금융기관별로 콜 시장 비중은 은행 40.3%, 증권 35.8%, 외은지점 17.9% 등이다. 특히 증권사들은 콜시장에서 2%대에 자금을 빌려 4~5%대 국공채에 투자하면서 손쉽게 돈을 벌어 왔다. 그러나 문제는 무담보 거래인 콜 시장은 위기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능력에 비해 과도하게 콜 자금을 차입하는 관행도 우려스러운 대목이었다. 실제로 지난 금융위기시 콜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왔던 중소형 증권사들이 콜 차입이 곤란해지자 유동성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자기자본 1,000억 규모의 금융회사가 콜시장에서 2,000억원씩 빌려서 자금을 운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우선적으로 오는 10월부터 자기자본의 100%까지만 콜 시장에서의 차입을 허용하되 추가 규제 여부는 추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콜시장에서 거래를 제한하는 대신 안정성이 높은 환매조건부채권(RP) 시장이 활성화된다. RP는 자금을 빌리려는 금융회사가 보유중인 국공채 등 채권을 담보로 제공하고 단기 자금을 조달하는 거래다. 금융위는 RP 거래 인프라 개선을 위해 내년 중 RP거래 통합체결시스템을 도입, 수탁은행과 자산운용사가 동일한 경우 복수 펀드를 묶어 RP 거래 체결이 가능하도록 개선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또 단기 지표채권 육성을 위해 단기국채 3개월물과 6개월물도 2012년부터 발행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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