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쿼터 한국영화 흥행에 도움안된다"

■ 이시영 교수 "저예산·인디영화 쿼터제 도입해야"

스크린쿼터 제도가 한국영화 흥행에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시영 중앙대학교 교수는 오는 16~17일 열리는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발표할 `한국의 스크린 쿼터 제도의 이점과 비용' 논문에서 1996∼2002년 상영된 한국영화 409편의 관람객 수에 영향을 준 변수들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한국영화 관람객 수에 70%가량의 비중으로 큰 영향을 준 변수는 제작비, 스크린수 그리고 평점이었다. 그러나 스크린쿼터제도라는 변수는 관람객 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는 커녕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스크린쿼터제도가 과거에는 한국영화산업 발전에 공헌했다 할지라도 1996년 이후에는 한국영화의 관람객 수나 다양성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고 논문은 말했다. 더구나 한국영화의 성공을 좌우하는 제작비와 스크린 수는 오히려 국내총생산(GDP)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만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GDP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면 스크린쿼터제도를 철폐하거나 대폭 축소하는 게 한국영화산업 발전을 위해더 좋다고 논문은 덧붙였다. 논문은 한국영화의 질이 향상되고 멀티플렉스 상영관이 등장하는 등 한국영화를 둘러싼 제반환경이 변화해 한국영화와 외국영화의 질적 차이가 적어짐에 따라 스크린쿼터제도가 `한국영화의 상영기회확보'와 `영화인들의 최소소득 보장'이라는 본래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논문은 또 한국영화의 질적 향상으로 한국영화들 간의 경쟁이 심화돼, 적은 예산으로는 좋은 영화를 만들기 어렵고 평점을 높게 받을 수 있는 확률이 적은데다 상영기회도 불투명해 흥행에 성공할 확률이 낮은 상황에서 스크린쿼터제도는 무의미하다고 밝혔다. 논문은 우리 영화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현행 스크린쿼터제도를 폐지하거나 대폭 축소하되 대표적 저예산 영화인 한국 문화영화나 인디영화에 대한 쿼터제를 도입해 신예 또는 무명 영화인들이 영화산업에 진입할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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