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조윤오 교수, 전자발찌 착용 186명 설문조사…67% “여성이 저항했으면 피할 수 있었다”
입력 2010.09.23 14:36:50수정
2010.09.23 14:36:50
위치추적 전자발찌를 착용한 경험이 있는 성범죄자들 상당수가 범죄의 책임을 피해 여성에게 전가하는 등 성(性)에 대한 인식이 왜곡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3일 조윤오 동국대 교수가 작년 4~12월 전자발찌 착용을 마친 성범죄자 186명을 설문조사해 작성한 '한국 성범죄자의 보호관찰 위반 요인에 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성폭행의 1차적 책임이 여성에게 있다'는 설문 항목에 19명(10.3%)이 '그렇다'고 답했다.
'보통이다'는 응답도 41명(27.6%)에 달해 무려 전체의 37.9%가 여성에게 성폭행 피해의 책임을 전가하고, 범죄를 합리화하려는 경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성폭력 피해는 여성이 필사적으로 저항했다면 피할 수 있었다'는 항목에는 절반에 가까운 85명(45.4%)이 '그렇다', 39명(21.1%)이 '보통이다'고 응답하는 등 66.5%가 피해자에 대한 죄의식에 둔감한 모습을 보였다.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46.8%는 전자발찌 착용 기간에 장치를 훼손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으며, 장치 훼손 행위로 주의 또는 구두ㆍ경고를 받은 성범죄자도 39.8%에 달해 이들의 재범 우려도 상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전자발찌 훼손 등 보호관찰 위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살펴본 결과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다른 범죄자들과 접촉이 잦을수록, 형사사법기관의 처벌에 대한 불만족도가 높을수록 보호관찰을 위반하려는 성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 교수는 "통상 성범죄자들이 일반인에 비해 그릇된 성인식을 가질 확률이 높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이번 조사를 통해 그 수준이 훨씬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처벌과 함께 이들의 성 인지 왜곡을 바로잡을 수 있는 교화 교육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