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등 부동산 관련 대출이 늘어나면서 수도권 대출금 잔액이 800조원을 넘어섰다. 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9년 상반기 중 지역별 금융기관 대출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예금은행과 저축은행ㆍ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 금융기관을 합한 금융기관의 총 대출잔액은 1,234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2조5,000억원(2.7%)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대출 증가액 62조3,000억원(5.5%)의 절반 수준이다. 대출 증가액은 지난해 상반기에 80조4,000억원 늘어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대출 증가세가 둔화된 것은 가계대출은 비슷하게 늘었지만 대기업을 중심으로 기업대출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반기 수도권 대출금 잔액은 25조3,000억원(3.2%) 늘어난 815조9,000억원으로 전체 대출에서 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중도 66.1%로(0.3%포인트 상승) 올라갔다. 반면 비수도권 대출금 잔액은 1.8%(7조2,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쳐 418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권역별로는 호남 지역 대출금이 상반기 중 2,940억원 늘어났고 충청과 영남은 각각 1조8,080억원, 5조420억원 증가했다. 금융기관별로는 예금은행의 대출이 상반기 중 30조1,000억원(3.3%) 늘어났으며 비은행 금융기관은 2조4,000억원(0.8%)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예금은행의 대기업 대출 감소와 종합금융회사의 어음매입 감소로 서울 지역 대출 증가세가 둔화됐다"면서 "인천을 포함한 경기 지역 대출이 평균치를 웃도는 4.9% 증가율로 수도권의 비중은 약간 높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