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프로스 의회가 예금에 부담금을 지우는 것을 핵심으로 한 구제금융 협상안 비준을 부결했다.

키프로스 의회는 19일(현지시간) 오후 임시회의를 열고 구제금융 협상 비준안을 표결해 반대 36표, 기권 19표로 부결했다.

이에 따라 키프로스는 유로그룹(유로화사용 17개국 재무장관 회의체)과 구제금융 협상을 다시 하거나 재원 조달 방안을 새로 마련해야 한다. 새로운 재원 조달 방안을 마련하기가 여의치 않거나 유로그룹과 구제금융 재협상이 실패하면 키프로스는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에 직면한다.

앞서 키프로스 정부는 100억 유로 규모의 구제금융을 국제통화기금(IMF) 등으로부터 받는 조건으로 국내 은행 예금 잔액에 규모별로 6.75∼9.9%를 과세하는 한편 긴축 재정과 공기업 민영화 등을 추진하는 내용의 협상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정부는 은행 예금에 세금을 매기는 유례없는 조치에 반발이 크게 일자 예금 잔액 2만 유로 이하는 면세하는 내용의 수정안을 이날 제출했지만 찬성표를 한 표도 얻지 못했다.

현지 언론은 키프로스 정부가 유로그룹 등 채권단과 재협상해 애초 예금 과세로 충당하려던 58억 유로의 재원을 벌충할 새로운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새 방안으로는 국채를 더 발행하거나 키프로스 은행의 대대적인 구조조정, 러시아의 신규 차관 도입 등이 검토된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