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비욘 첫날 선두

`코스 난이도를 높여도 실력 있는 선수는 살아 남는다.` 유럽투어 상금랭킹 16위인 토마스 비욘(33ㆍ덴마크)이 2004 조니워커클래식(총상금 100만파운드) 첫날 경기에서 까다로운 코스 컨디션을 극복하고 단독선두에 나섰다. 29일 이곳 타이 방콕 인근의 알파인골프장(파72ㆍ7,072야드)에서 개막된 대회 1라운드에서 비욘은 8언더파 64타를 기록, 닉 팔도(47ㆍ영국)를 1타차로 따돌리고 선두에 나섰다. 이어 이안 풀터, 스콧 가드너, 자로드 모슬리 등이 6언더파 66타로 공동3위 그룹을 이뤘다. 한국선수 중에는 호주 교포인 박운호(32)가 3언더파 69타(공동21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으며 한때 4언더파를 달렸던 양용은(33ㆍ카스코)은 정준(33ㆍ캘러웨이), 오태근(28) 등과 함께 2언더파 70타(공동32위)로 경기를 마쳤다. 지난해 우승자인 어니 엘스(35ㆍ남아프리카공화국)는 공동32위(70타)에 그쳐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이날 경기는 코스가 까다로워 대부분의 선수들이 고전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소 다른 양상으로 펼쳐졌다. 러프가 길어 페어웨이 적중률을 높이는 것이 우선이라고 전망됐지만 대부분의 홀이 미국이나 유럽투어 대회장보다 짧기 때문에 러프에 떨어져도 쇼트 아이언 거리면 온 그린에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그린 근처 러프는 깊고 질겨 골프클럽이 잘 빠지지 않기 때문에 파 온을 시키지 못하면 쉽게 스코어를 잃었다. 즉 티샷보다는 어프로치 샷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상위권 진입의 열쇠였던 것. 단독선두에 나선 비욘은 이런 코스 특성을 최대한 활용했다. 페어웨이 적중률이 50%에 불과했지만 평균 301야드의 장타를 날려 일단 그린 근처까지 갔고 대체로 쇼트 아이언을 잡아 그린 적중률을 83.3%까지 높인 데다 18홀을 28개의 퍼트로 막아냈다. 비욘은 장타력을 바탕으로 4개의 파5홀에서만 이글 1개와 버디 2개를 잡아 4타를 줄였다. 이날 기록은 이글 1개에 버디 7개와 보기 1개. 단독2위인 팔도는 드라이버와 아이언 샷, 퍼팅까지 고른 실력을 선보였다. 90년과 93년 이 대회 정상에 올랐던 팔도는 페어웨이 적중률 85.7%, 그린 적중률 83.3%, 총 퍼트 수 26개를 기록했다. 버디 8개에 보기 1개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엘스는 페어웨이 적중률 35.7%, 그린 적중률 61.1%로 드라이버는 물론 아이언 샷도 정확도가 크게 떨어져 2언더파에 그쳤다. 버디 6개에 보기 4개. 한편 양용은은 10번홀부터 출발해 14개 홀을 마친 5번홀까지 4언더파를 달렸으나 파3의 6번홀에서 그린 오른쪽 러프에 볼을 떨군 뒤 로브 샷을 시도했다가 볼이 그린을 넘어가는 바람에 더블보기로 주저 앉아 아쉬움을 남겼다. <알파인 골프&스포츠 클럽(타이 방콕)=김진영기자 eagle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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