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이 주도한 이란 핵협상을 지지하는 대신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요구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AFP통신 등 외신들은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지난 4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이란 핵협상 결과를 지지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월 즉위 이후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한 살만 국왕은 백악관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만나 지난 7월 타결된 핵협상 지지 의사를 밝혔다. 두 정상은 이어 공동성명을 통해 정치·경제·군사 분야 등에서 전략적 관계를 강화하고 해상 안보, 사이버 안보 등 각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개인적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양국 국민들 간의 변치 않는 우정을 다시금 확인했다"고 말했으며 살만 국왕도 "이번 방문은 사우디와 미국의 깊고 강력한 관계를 상징한다"고 화답했다고 AFP는 전했다.
이란과 적대관계인 사우디는 그동안 서방과 이란의 핵협상 타결에 불만을 표출해왔으나 핵협상 자체를 돌이킬 수 없다는 판단하에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대신 사우디는 저유가로 타격을 입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방미 일정에서 사우디 투자유치단을 이끈 모하메드 빈 살만 알사우드 부왕세자가 양국 정상회담 직후 미국 기업가와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에너지와 금융·보건·소매·엔터테인먼트·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미국의 투자를 요청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