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BBB급 회사채 손절매
올 6兆 7,000억 발행 "물량부담"…거래량도 큰폭 감소
올 한해 회사채 시장을 주도해온 BBB등급 회사채에 적신호가 켜졌다.
발행물량이 급증하면서 투자매력이 반감해 거래가 줄어드는가 하면 심지어 일부 물량은 매수처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발행한 BBB+등급 회사채를 인수한 일부 기관이 한도 초과물량을 지난주 시장에 매각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11월12일 산업은행과 한화ㆍ대우ㆍ한누리ㆍ신영ㆍ브릿지ㆍ대투ㆍ동양종금증권 등 8곳을 통해 3년 만기 1,800억원, 5년 만기 1,200억원 등 총 3,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그러나 기관들이 대한항공 회사채를 인수한 후 투자한도가 초과하자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대한항공 물량 중 일부를 시장에 내다 팔았다.
이번주에 회사채를 발행하는 종목들도 기관의 선호도가 높지 않아 발행금리가 높아지거나 증권사들이 손절매를 할 가능성이 있다.
BBB등급 회사채는 올들어 6조7,000억원, 전체 회사채 물량의 3분의1을 차지할 정도로 활발한 발행이 이뤄졌다. 12월에 회사채를 발행하는 7개 기업(6,170억원)도 한 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BBB등급 이하인 회사들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말을 앞두고 장부를 마감하는 기관들이 늘면서 BBB급 채권 거래가 크게 감소했다”며 “내년도 경기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투자한도를 유지 또는 축소하는 곳이 많아질 경우 BBB 회사채 발행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주 BBB급 회사채 거래량은 1,500억원으로 직전의 3,500억원에 비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한편 일부에서는 ▦풍부한 시중자금 ▦콜금리 인하가능성 ▦개인들의 직접투자 확대 등을 이유로 BBB등급 회사채 시장을 여전히 낙관했다.
우승호 기자 derrida@sed.co.kr
입력시간 : 2004-12-06 17: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