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돼도 큰 변화 없다' 불구 삼성·LG등 핫라인 총동원재계가 대선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각 그룹 총수와 최고경영자들은 사내 정보팀으로부터 하루에도 몇번씩 판세동향 등을 보고받는 등 당선자의 향방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당선이 유력한 이회창ㆍ노무현 두 후보간의 경제 및 재벌정책 등에 상당한 차이가 있는데다 선거결과에 따라 각 그룹의 향후 위상에 변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직장인들도 '박빙의 승부'가 날 것으로 예상되자 직장 내에서 '당선자 맞히기' 내기를 하는 등 온통 관심이 대선으로 쏠려 있다.
▶ 누가 당선될까 촉각
삼성ㆍLGㆍ현대ㆍSK 등 대기업들은 대선 D-1인 18일에도 자체 연구소 등 정보망과 정치권 등 핫라인을 총동원해 막판 판세를 분석하는 등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당선확정 후 내놓을 논평도 뉘앙스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 어떤 내용을 담을지 고심하고 있다.
재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기업경영의 투명성이 개선된 만큼 누가 당선되더라도 큰 변화는 없겠지만 상대적으로 친(親)기업 성향이 있는 후보가 되기를 기대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외국기업들도 과거와는 달리 이번 대선결과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외국기업들은 벌서부터 자신들의 투자 및 경영활동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 외자유치관련 법ㆍ제도 ▲ 경제특구 계획 ▲ 남북관계 등이 이번 대선결과에 따라 어떤 영향을 받을지 주목하고 있다.
▶ 총수들도 '한표' 행사
양강대결이 치열한 만큼 총수들의 관심도 높은 편이다. 지난 대선에서는 대부분의 총수들이 해외에서 결과를 지켜봤으나 이번 대선에는 대부분 총수들이 직접 투표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건희 삼성 회장은 18일 일본 장기출장을 마치고 귀국, 19일 아침에 한표의 권리를 행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구본무 LG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최근 귀국해 투표권을 행사할 예정이다. 손길승 SK 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도 투표에 참석할 계획이다.
박삼구 금호 회장은 가족들과 함께 투표에 참가할 계획이며 김준기 동부 회장은 한남동 자택에서 유권자로서 한표를 행사한다는 방침이다.
유상부 포스코 회장은 18일 동남아 지역 해외법인 방문을 마치고 귀국, 신대방동 자택 근처에서 투표하고 이웅렬 코오롱 회장은 성북동 자택에서 투표를 할 예정이며 박용성 대한상의 회장과 조석래 효성 회장도 한표를 행사할 계획이다.
다만 일본에 머무르고 있는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빈 부회장은 이번 투표에 참여하기가 어려울 전망이다.
재계 총수들은 오는 20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송년모임 등에 참석하고 선거결과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 직장인들도 높은 관심
기업 내 직장인들은 삼삼오오 모여 누가 당선될지 이야기꽃을 피우고 일부 직원들은 당선자 알아맞히기 내기까지 하며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대선은 부동표가 많은데다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면서 베팅으로서의 묘미가 훨씬 배가됐다는 지적이다.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중인 기업들은 당선자에 따라 추후 회사의 운명에 영향을 미칠 구조조정의 방향이나 강도에 변화가 있을 것을 의식, 이번 대선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LG그룹의 한 직원은 "자신의 정치성향은 잘 나타내지 않으면서도 여론파악을 위해 주변 사람들에게 '누구를 찍을 것이냐'고 물어보는 직원들이 많다"며 "중장년층은 방송이나 신문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는 반면 20ㆍ30대 젊은 층은 주로 인터넷으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대선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