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은 국물맛? 국물없는 라면 돌풍

불닭볶음면·사천짜파게티 등 모디슈머 트렌드에 매출 급증
팔도도 볶음면 신제품 내놓기로



국물 없는 라면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선보인 ‘불닭볶음면’이 히트 상품으로 떠올랐고 매운맛을 살린 ‘사천짜파게티’가 새롭게 인기를 끌고 있다.

29일 농심이 AC닐슨의 자료를 바탕으로 올 3ㆍ4분기 라면 시장 특징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 처음으로 라면 순위 15위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닭볶음면은 최근 ‘모디슈머(취향대로 재창조해 즐기는 소비자)’ 사이에 편의점에서 삼각김밥과 치즈를 같이 곁들여 먹는 핫아이템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국물 없는 라면 열풍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불닭볶음면은 6월부터 매월 20%씩 판매량이 늘더니 8월 14억원, 9월 22억원을 기록, 월 매출 30억원이 기준인 라면업계의 대박 상품 등극을 앞두고 있다.

불닭볶음면의 맹활약에 힘입어 삼양라면(12.8%)은 지난 9월 시장점유율이 오뚜기(13.3%)와의 격차를 0.5%포인트 차로 줄이며 2위 오뚜기를 바짝 뒤쫓고 있다. 삼양라면 관계자는 “불닭볶음면과 간짬뽕, 짜짜로니 등 국물 없는 라면 3종을 묶어 ‘불짬짜’마케팅을 벌이고 있다”며 “이 같은 추세라면 10월에는 오뚜기를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심의 사천짜파게티도 8월 라면시장 20위에 랭크된 후 9월 23억원 매출을 기록, 한 달 만에 12위까지 오르는 등 유례 없는 급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모디슈머들은 ‘짜파게티+너구리’조합이 아닌 ‘사천짜파게티+너구리’의 조합인 ‘사천구리’를 택했다.

국물 없는 라면의 인기가 지속되자 팔도도 다음달 중순 매운 볶음면 콘셉트의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팔도 관계자는 “유통업체와 소비자들이 볶음면에 대해 끊임없는 요구가 있어 라인업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업계는 국물 없는 라면의 인기가 2011년 하얀 국물 라면 열풍을 잇는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물 없는 라면의 인기는 모디슈머들의 지지에 힘입어 상당히 오래갈 것으로 보인다”며 “연말 라면 시장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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