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징크스는 없었고 위기관리 능력은 그대로였다.
류현진(26ㆍLA 다저스)이 단점은 수정하고 강점을 지키며 '코리안 몬스터'의 멈추지 않는 성장 본능을 과시하고 있다.
류현진은 지난 3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미국프로야구 홈 경기에서 6⅓이닝 동안 8안타를 맞았지만 볼넷을 1개만 허용하고 삼진 6개를 잡아내며 1실점으로 막아 시즌 13승째(5패ㆍ평균자책점 3.02)를 거뒀다.
'불안한 1회'를 깔끔한 투구로 넘긴 것이 돋보였다. 이전 경기까지 류현진은 1회 평균자책점 4.32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직전 보스턴전에서도 1회에만 몸에 맞는 공 1개와 3점 홈런 등으로 4실점한 게 2연패의 원인이었다. 그러나 이날은 1회부터 전력을 다했다. 처음 상대한 샌디에이고 타선이었지만 시작부터 최고 시속 94마일(약 151km) 강속구를 뿌리며 13개 공으로 이닝을 끝냈다. 1번 타자 크리스 데노피아를 뜬공으로 잡았고 윌 베너블과 제드 지오코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후로는 위기관리 능력이 빛나기 시작했다. 안타를 8개 맞았지만 자책점은 1점으로 막아냈다. 2회 2루타를 연속으로 맞아 1점을 내줬으나 추가 실점을 막았고 3회 1사 1ㆍ2루에서는 지오코에게 3루수 앞 병살타를 유도했다. 5회 1사 2루에서도 후속 타자를 삼진과 범타로 처리했다.
류현진은 "1회에는 정말 점수를 주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으로 처음부터 강하게 던졌다"고 밝히고 2회말 펜스를 때린 2루타에 대해서는 "오로지 직구만 기다렸다"고 말했다. LA타임스는 "류현진이 (투ㆍ타) 전부를 해결했다"고 칭찬했고 메이저리그 홈페이지는 2회 어정쩡한 홈 슬라이딩을 익살스럽게 소개하기도 했다.
한편 다저스는 1일에도 샌디에이고에 2대1로 역전승을 거둬 80승(55패) 고지에 오르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