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진-하산 현장실사단 11일 방북

포스코 등 3곳 18명… 정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위해 적극 지원


얼어붙은 남북 경협의 돌파구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북한 나진항과 러시아 극동의 하산을 연계하는 개발사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상선·철도공사 관계자들은 11일 현장실사를 위해 방북하기로 했다. 통일부도 올해 업무보고에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실현을 위해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적극 지원한다는 계획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한 바 있다.

정부 당국자는 9일 "나진-하산 프로젝트 현장시찰단이 11~13일 북·러 간 철도구간과 나진항 등에 대해 현장실사를 할 계획"이라며 "정부는 이들에 대한 방북을 지난 7일 승인했다"고 밝혔다.

현장시찰단은 포스코와 현대상선·철도공사 등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우회참여하는 국내 기업 컨소시엄 3사의 관계자 18명으로 구성됐으며 정부 관계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들은 사흘간 집중적으로 나진항 등 북측 지역을 시찰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업 3사는 러시아 업체를 통해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참여하는 만큼 이번 현장실사에 러시아 관계자들도 동행할 예정이며 사업 활성화 방안도 협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1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한 당시 남·북·러 3각 협력사업의 하나로 포스코·현대상선·철도공사 등 국내 기업이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철도·항만사업에 참여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가 양국 간에 체결됐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한·러 양국 간의 신뢰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등을 위해 이 사업을 장려해나가기로 했으며 앞으로 단계별로 필요한 지원을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일부도 6일 신년 업무보고에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실현 차원에서 나진-하산 물류사업을 적극 추진하는 한편 실크로드 익스프레스(SRX) 건설을 위한 북한 철도 개·보수 및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중국횡단철도(TCR) 연결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번 현장실사단 파견으로 러시아의 하산과 북한 나진항을 잇는 54㎞ 구간 철로 개·보수와 나진항 현대화작업, 남·북·러 간 복합물류사업 등이 활성화될 교두보가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북한 국방위원회가 남북관계 개선을 '중대 제안'으로 발표하고 이산가족 상봉행사 등에 나서고 있는데다 소치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북·러관계 역시 돈독해지고 있어 남·북·러 3각 경협에 대한 기대는 한층 높아진 상황이다. 국내 대북사업 관계자들도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본궤도에 오르면 정부가 5·24 대북 제재조치의 해제를 본격적으로 검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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