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업ㆍ박지원 출마 무산 예고

박재승 민주 공심위장 "비리 전력자 심사 제외"

수도권 출마를 조건으로 공천 가능성이 거론됐던 김대중 전 대통령 차남 김홍업 의원과 박지원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4ㆍ9총선 출마가 다시 벽에 부딪혔다. 박재승 통합민주당 공천심사위원장이 4일 비리 전력자에 대해 ‘예외 없는 낙천’을 고수하면서 박 전 실장 등 억울함을 호소해온 일부 인사들에 대한 면죄부 부여가 다시 불투명해졌다. 박 위원장은 이날 서울 당산동 당사에서 공천기준 확정을 위한 회의를 열고 “뇌물, 알선수재, 공금횡령, 정치자금, 파렴치범, 개인비리, 기타 모든 형사범 가운데 금고 이상형이 확정된 자는 심사에서 제외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또 예외적 면죄부 부여를 주장하는 일부 공심위원들을 겨냥해 “(비리전력자 낙천에) 반대할 사람이 있으면 논리를 대라”고 압박했다. 그는 개인 비리가 아님을 주장하는 박 전 실장과 누명을 쓴 억울함을 호소해온 김 의원 등을 의식한 듯 “어쩌다가 법에 걸린 분들도 많고 아까운 분들도 많이 계시지만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한 번쯤 희생한다고 생각하면 18대 국회 입성 못지않게 평가받을 날이 올 것”이라며 “큰 그릇을 마음에 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박 위원장의 견해가 전해지자 손학규ㆍ박상천 민주당 공동대표는 신임 국방부 장관 면담 일정까지 돌연 취소하며 오후2시께 박 위원장을 면담, 담판을 벌였으나 박 위원장이 워낙 완강한 입장을 고수하면서 설득에 애를 먹었다. ‘비리 전력자 낙천’에 따라 출마 여부가 엇갈리는 민주당의 주요 총선 예비후보는 박 전 실장, 김 의원 이외에도 신계륜 사무총장, 친노직계인 안희정씨, 이상수 전 노동부 장관, 이호웅ㆍ김민석 전 의원 등이다. 또 이용희 의원도 서울시 교육감 선거청탁과 관련해 9,5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고 배기선 의원도 광고업자로부터 1억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 재판이 계류 중이다. 동교동계인 설훈 전 의원과 신건 전 국정원장도 비리 전력자 배제 기준의 칼 끝에 걸려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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