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을 달아준다고?’
서울의 한 자치구가 관내 ‘명품아파트’를 직접 선정하겠다고 나서 물의를 빚고 있다. 부동산 광풍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지방자치단체마저 아파트 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8일 송파구에 따르면 구는 내년부터 관내 최고 명품아파트를 선정하기로 했다.
구가 직접 관리하기 어려운 아파트 거주 구민들의 주거환경을 아파트간 경쟁을 통해 개선시키겠다는 취지의 정책이다.
평가는 9개 분야에서 실시된다. 관리비ㆍ회계관리ㆍ입주자대표회의ㆍ관리주체ㆍ관리규약 등 아파트 관리ㆍ운영의 투명성에 높은 점수가 배정됐다. 이밖에 안전관리, 공동주택 유지관리, 아파트 홈페이지 구축 여부 등도 평가된다.
평가 대상은 ▦공동주택 74개 단지 ▦1,000가구 이상 아파트 14개 단지 ▦1,000가구 이하 아파트 60개 단지로 구분된다. 주택관리사와 구청 공무원들이 직접 서류와 현장을 평가할 예정이다.
명품아파트로 선정되면 구청장 표창과 함께 구청 홈페이지 및 지역 신문에 게재된다. 내년 10월 평가가 시작돼 12월 첫 명품아파트를 발표하며 단지 규모별로 최우수 명품아파트 1곳과 우수아파트 2~3곳을 선정할 계획이다. 구는 또 명품아파트에 ‘명품 브랜드’를 붙여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이 같은 명품아파트 정책은 ‘득’보다는 ‘실’이 많다는 목소리가 높다. 윤순철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장은 “서울 지역 아파트에서 지금도 부녀회 담합 등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는데 이런 식의 아파트간 차별화 정책은 아파트 값 상승을 부추기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도 “예산이 풍부한 송파구는 경쟁 유발보다 전체 아파트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행정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며 “명품이라는 말이 위화감을 조성하는데다 결과를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은 전시행정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