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이명박 대통령의 재산기부에 발맞춰 장학재단을 설립하기로 했으나 기부금을 낸 의원이 한 명도 없는데다 재단조차 설립이 안 되는 등 한 달 반 넘게 표류하고 있다.
17일 한나라당에 따르면 안상수 원내대표가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여연)의 제안을 받아 지난 7월7일 장학재단 설립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진전이 없다.
같은 달 24일 여연이 기부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개선 토론회를 한 차례 연 후 한 달 가까이 답보 상태다. 재단을 설립하지 않은 탓에 기부의사를 보인 안 원내대표는 물론 다른 의원들도 기부 실적이 '0원'이다.
재단 설립을 전담하는 여연의 한 관계자는 "소장인 진수희 의원이 이달 7일부터 18일까지 대통령 특사로 에콰도르 등을 방문하느라 신경을 쓰지 못했는데 돌아오는 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했고 안 원내대표 관계자는 "재단이 설립되지 않아 안 원내대표의 기부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의원들의 기부 의사가 뜸한 이유에 대해 한 당직자는 "당 차원의 행사가 마련되면 의원들이 모일 것이고 자연스럽게 기부 의사를 나타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단 설립추진 의사를 밝힐 때 이미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한 터라 추진 의지가 부족하지 않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당시 여연은 ▦외부 인사를 이사장으로 재단을 설립한 뒤 ▦당내 인사의 기부를 통해 30억원을 마련하고 ▦매년 150명의 대학생에게 장학금을 준다는 방안을 당 최고위에 보고했다. 또 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법 위반 우려가 없다는 유권해석을 이미 받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