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훈의 수출입은행 확 바뀐다

시설투자 등 지원 수출촉진자금 신설… 구매자 금융도 크게 확대
리스크관리본부 도입… 6월 대대적 조직개편

EDCF자문위원회 개최, 이덕훈(왼쪽 네 번째) 수출입은행장이 15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제2차 EDCF 자문위원회'를 개최했다. /사진제공=수출입은행


정부의 정책금융 개편에 따라 덩치가 커진 수출입은행이 단순 수출자금 지원을 넘어 국내 기업의 수출을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설계하는 '수출 종합 플레이어'로 역할을 크게 확대한다. 수은은 이와 함께 리스크관리본부를 신설하는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한 대대적 조직 개편을 단행한다.

15일 수은에 따르면 이덕훈 수은 행장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수은의 금융지원제도를 개편했으며 개정된 수은법에 따른 조직 개편을 6월 말 단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국회에서 수은법이 개정된 후 수은은 맥킨지의 외부 컨설팅을 받으며 조직 개편을 준비해왔다.

수은이 최근 개편한 금융지원제도를 보면 내수에서 수출로 전환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시설 투자, 연구개발(R&D) 자금 등을 지원하는 수출촉진자금이 신설됐다.

지금까지 특정 거래 수출을 대상으로 지원하던 수은의 수출금융 역할을 확대해 수출 기업의 성장에 직접적으로 뛰어들겠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국내 기업으로부터 물품을 구매하거나 국내 기업에 주요 수출 관련 물품을 공급하는 외국 기업 등을 지원하는 이른바 '구매자 금융'도 크게 확대하기로 했다. 외국 수입자에 대해 기존에는 수입결제자금만 지원하던 것을 앞으로는 시설자금·운영자금으로까지 지원을 확대한다.

수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차주인 외국 구매자를 수은이 적극적으로 지원하게 될 경우 국내 수출 기업은 부채 증가 없이 수출을 이행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같은 줄기에서 국내 수출 기업에 핵심 기자재 등을 납품하는 외국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수입기반자금도 이번에 신설했다.

국내 기업들이 해외에서 추진하는 해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등에서 수은의 역할도 눈에 띄게 커진다. 대표적으로 신설된 것이 해외 사업을 전방위로 지원할 수 있는 해외 사업 활성화 자금이다.

이는 우리 기업들이 해외에서 발전사업을 할 때 발전 연료를 공급하는 원료 공급자에게 대출을 해주거나 우리 기업들이 원활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도로나 전용 공단을 만들기 위한 현지 정부의 사업을 지원하는 것이다.

수은은 이와 함께 해외 PF 사업에 직접적인 지분 참여를 통해 국내 재무적투자자와 기업들을 수은이 이끌고 해외에 진출하겠다는 구상이다. 수은 관계자는 "개정된 수은법에 따라 수은의 업무가 열거주의에서 포괄주의로 바뀌면서 수출금융 전문기관으로서 운신의 폭이 매우 커졌다"고 말했다. 수은은 이 같은 업무 확대 과정에서 리스크 요인 역시 커질 것으로 보고 리스크관리본부를 신설해 각종 해외 사업 리스크에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수은은 이 같은 내용의 비전 및 조직 개편을 다음달 말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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