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이후 서울의 교통체계 변화에 이목이 집중되는 요즘, 서울지하철공사의 지하철 2~4호선 90km/h 증속운전은 잘 알려지지 않고 있는 것 같다.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변신하는 버스에 대응하기 위해 지하철도 과감한 설비투자를 통해 속도를 올려 소요시간을 단축시킴으로써 승객편의 향상, 지하철 운영자의 원가절감 등의 효과를 노린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지하철 2~4호선의 직선구간은 종전 80km/h에서 90km/h로, 곡선구간은 종전 60km/h에서 65km/h로 증속하고 그에 따른 안전성 강화를 위해 레일을 교체하는 등 설비투자를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 증속 조치가 과연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 실제로 지하철 2호선 신림~선릉 구간을 이용해 출퇴근하고 있는데 역과 역 사이에서 주행속도가 빨라진 것은 체감할 수 있지만 오히려 신호대기 시간이 길어져 어두운 터널 안에서 몇번씩이나 정차하는 것 아닌가.
출퇴근 시간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이 과도하게 많다는 사실을 서울지하철공사에서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탓에 지하철 증속운전은 오히려 신호대기로 인한 터널 안 정차횟수 증가 및 그로 인한 이용시민의 불안감 증대, 지하철 회전율 증가에 따른 안전성 확보문제 등의 역효과를 내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출퇴근 시간의 경우 증속운전에 대한 역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고 있는 만큼 서울지하철공사의 보다 유연한 정책추진이 요구된다.
/이달순(dslee@kny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