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3일부터 3일간 미 워싱턴에서 「나토창설 50주년 기념행사」가 열린다. 미 정부는 나토창설 이후 최대규모인 이번 기념행사를 회원국간 결속강화의 계기로 삼으려하는 반면 미국의 거대기업들은 이를「사업확대의 호기」로 보고 있다.동구권으로 확대되고있는 나토 회원국과 회원가입을 원하는 나라 지도자및 고위관료들과 관계를 돈독히 할 경우 사업을 확대할 수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는 빌 클린턴 대통령 주관으로 열린다. 나토 19개 회원국의 정부·군부 지도자외에 나토가입을 원하는 25개국 지도자와 1,700여명의 각국 고위인사가 참석한다. 또 유고사태로 나토의 움직임에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3,000명의 언론관계자들이 취재경쟁을 벌인다.
미 정부입장에선 당연히 이 행사를 원만히 치뤄내는 게 과제. 하지만 기업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이유는 전혀 다르다. 이 행사를 어떻게 「홍보와 로비의 장」으로 만들 것이냐가 최대관심사다.
이 가운데 미국 무기업체들의 움직임이 가장 부산하다. 유고와 전쟁중인 나토는 이들에겐 가장 큰 「바이어」다. 또 정보통신·자동차 등 다른 기업들도 행사기간중 각국 지도자들과 어울릴 수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다각적인 대책을 강구중이다.
이들 기업은 앞다퉈 행사주최위원회 멤버로 참가하며, 행사후원에 나서고 있다. 위원회 멤버기업들은 공식적으로 이 행사에 참가할 수있는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현금이나 물품으로 25만달러의 후원금을 내면 위원회임원자격으로 최고경영자가 이 행사에 참가, 각국 지도자들과 어울리고 제품도 전시할 수있는 특전이 부여된다.
지난 13일자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현재까지 25만달러의 후원금을 내 임원자격을 취득한 업체는 미국 군수업체인 TRW를 비롯 아메리테크, 다임러크라이슬러, 포드, 보잉, GM, 아메리테크, 루슨트 테크놀로지, 넥스텔, 모토롤라 등 12개 기업. 또 미사일업체인 레이시온사 등 수많은 무기업체와 로비업체들이 위원회멤버로 참여하고 있다.
미국내에서 떠오르는 무선통신회사인 넥스텔은 이번 행사에 무선휴대용 전화기를 공급, 제품이미지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나토에 새로 가입한 헝가리, 체코, 폴란드를 비롯 이 행사에 참여하는 동구권국가로 사업영역을 넓히기 위해서다.
군수업체인 록히드 마틴사 역시 판매영역을 미국과 서유럽중심에서 동구권국가로의 확대를 꾀하고 있다. 특히 폴란드가 록히드나 보잉사로부터 새로운 전투기 구입을 추진하고 있어 록히드입장에선 이번 행사의 의미가 남다르다.
/이용택 기자 YT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