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값 2분 만에 25달러 폭락… 시세 조작 논란

매도주문 5000건 한 번에 몰려
9월 12일에도 유사상황 벌어져


미국 금 선물시장에서 동시에 쏟아진 대량 매도주문으로 금값이 순식간에 온스당 수십달러 폭락하는 사태가 일어났다. 전문가들은 금 시세조작 움직임이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14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미국 동부시각으로 지난 11일 오전8시42분께 출처가 불분명한 무조건 금 매도주문이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 한꺼번에 5,000건이나 밀려들었다. 이에 온스당 1,285달러선에서 움직이던 금값이 2분 만에 1,259.60달러까지 떨어졌다. 주문량이 너무 많아 CME 측이 10초 동안 거래를 중지해야 할 정도였다고 CNBC는 전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이 매도세력이 팔아치운 금은 무려 6억4,000만달러어치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금 선물계약은 보통 1단위 주문에 100온스를 거래한다.

선물거래 시장 트레이더들은 이 같은 대량 매도주문이 일반적 거래와 큰 차이를 보인다며 금 시세를 의도적으로 낮추려는 행위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아이아이트레이더증권사의 리치 일지스진 최고경영자(CEO)는 "한꺼번에 5,000단위나 되는 매도주문을 냈을 때 발생할 시장 충격은 측정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이번 대량 금 매도를 '오류(error)'라고 짐작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짐 이우오리오 TJM인스티튜셔널서비스 대표는 "정상적인 판매자는 좋은 값을 얻기 위해 주문을 조절할 것"이라며 "누군가 분명히 가격을 낮추려 조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비슷한 사태가 지난달 12일에도 벌어졌다는 점에서 금 시세조작에 무게가 실린다. 이날 새벽2시54분께(미 동부시각)에도 매도주문이 대규모로 쏟아지며 1분 동안 금값이 온스 당 1,356달러대에서 1,344달러선까지 12달러나 급락했다.

일각에서는 컴퓨터가 일정한 조건하에 자동으로 주문을 내는 알고리즘 매매로 대량 매도물량이 발생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또 기관투자가가 급히 유동성을 확보할 목적으로 금을 투매했다는 의견도 있다. RBC캐피털마켓의 조지 게로 귀금속 부문 투자전략가는 "금은 자본시장의 큰손들이 애용하는 위험 헤지 수단"이라며 "조만간 미 정치권이 타협에 성공해 셧다운(정부 폐쇄)과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가 해소될 것으로 본 투자자가 금을 팔고 주식시장으로 가려고 했던 것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한번에 6억4,000만달러가량의 금을 판 것은 여전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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