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5시35분(한국시각 20일 오전11시35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새벽 어스름이 채 가시기 전 시내 전역에 공습 사이렌이 울린 직후 미국의 대이라크 첫 공습이 시작됐다.
사담 후세인 `축출`을 목표로 한 첫번째 공격은 당초 예상됐던 대규모 공습이 아닌 이라크 지도부 제거를 위한 `선별적` 공격으로 단행됐다.
이날 공습에는 B-1, B-2, B-52, F-117 폭격기가 동원됐으며 홍해와 걸프해역에 배치된 미 군함에서 40여발의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이 발사됐다.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은 적의 레이더에 잘 포착되지 않고 명중도가 뛰어난 최첨단 미사일로 통상 `귀신 잡는 미사일`로 알려져 있다. 지난 91년 걸프전에서 처음 사용됐던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은 모두 288기가 발사돼 이라크 대통령궁과 국방부 등 바그다드 내 전략목표들을 명중시켜 정확성을 과시했다.
이와 관련, 일본의 한 군사전문가는 NHK방송에 출연, “미국이 폭격기 조종사들의 희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함선으로부터 순항 미사일을 집중 발사하는 작전을 전개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라크측은 미국의 바그다드 1차 공습으로 10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희생자가 군인인지, 민간인지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날 초기 공습이 집중됐던 바그다드의 목표물은 조지 테닛 미 CIA 국장이 입수한 정보에 따라 후세인의 은신처로 파악된 곳이었다고 미 CNN방송이 보도했다. 방송은 테닛 국장이 사전에 후세인의 은신처에 대한 정보를 입수,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보고했으며 이에 따라 공격 전부터 최초 목표물로 결정됐었다고 전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이날 첫번째 공습은 이후 치러질 집중적인 대규모 공격을 위한 `전초전`이었다며 본격적인 공습개시일을 뜻하는 `A-데이`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미국의 공격에 대해 이라크는 20일 아침(현지시간) 쿠웨이트 북부지대에 2기의 미사일을 발사하고 쿠웨이트와의 국경지대를 향해 포격을 가하는 등 반격을 개시했다.
또 쿠웨이트시티 북쪽의 무틀라에 주둔하고 있는 쿠웨이트 및 미국 병사들은 대규모 폭발음을 들은 뒤 서둘러 방독면과 화학무기방호복을 착용했다.
쿠웨이트 북부에서의 대규모 폭발 보도에 대해 쿠웨이트 보안소식통은 “미사일 2기가 쿠웨이트를 향해 발사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미사일 2기는 피해를 초래하지는 않았다고 이 소식통은 말하고 이 미사일들이 미국의 패트리어트 미사일에 의해 요격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공격이 시작되자마자 이라크 남부에서 이라크군 2개 대대가 미군에 항복했다고 아부다비TV를 인용, 보도했다. 이에 앞서 공습이 시작되기 전에도 쿠웨이트 국경지대에서는 18명의 이라크군이 투항했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