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22일 야당의 공천 파동이 신당창당을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보고 득실판단에 분주하다. 특히 한나라당 공천파동 대응전략에 초점을 맞췄다. 공천헌금설과 당의 공천(公薦)이 아닌 이회창(李會昌)총재의 사천(私薦)이라는 주장이다.자민련은 중앙선대위를 발족시키는 등 본격적인 총선체제에 나선 반면 한나라당은 공천후유증이 내부적으로 정리됐다고 판단, 이번주 중 추가 공천작업을 완료한 뒤 29일 공천자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최근의 야당 공천파동과 관련, 무엇보다 정치권 일각에서 영남지역에서 한나라당 독점권 붕괴 등 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낙관론이 나오는데 대한 경계심이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전날부터 일부 관계자들로부터 『쉽게 보면 민주당에 득이 될 것 같이 보이지만 자칫 유권자들의 기성정당에 대한 불신과 혐오감이 깊어지는 결과가 나오면 같이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경계론이 나오면서 기대론에 급제동이 걸렸다. 민주당은 한나라당 李총재의 공천헌금설과 사천에 초점을 맞추고 이회창흔들기에 나서 당내 낙관론과 당외 민주당 여론을 다같이 겨냥했다.
민주당은 특히 李총재의 사천 등 일련의 상황을 지역감정 심화와 연결시켜 동진정책에 활용한다는 전략도 세워두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날 하순봉(河舜鳳)총장이 당무에 복귀한데다 공천내홍이 진정됐다고 보고, 곧 선거대책위를 발족시키는 등 당을 총선체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특히 한나라당은 당내 공천갈등을 개혁을 위한 불가피한 진통으로 간주, 국민여론의 지지를 유도해나가는 한편 신당창당 움직임을 「이적행위」로 규정해 적극적으로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한나라당은 25일 서울 성동 등 공천 유보지역과 서울 종로, 부산 해운대·기장을 등 공천 반납지역에 대한 공천자를 추가로 발표, 29일 공천자대회를 개최하는 것을 시작으로 완전한 총선체제로 돌일할 전망이다.
한편 자민련 이한동(李漢東)총재는 이날 중앙선대위 발족식에 참석, 인사말을 통해 『오늘을 기해 심기일전해 외롭지만 당당하고 의연하게 야당의 길을 가자』고 자민련의 진로를 밝히는 등 총선필승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