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 '족집게'는 모두 외국계(?)

한국 주식시장의 종목이나 시황에 대한 분석능력에서 모두 외국계 증권사들이 최고일까. 국내 증권사들에는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적어도 외국계 투자자들한테는 이같이 받아들여지고 있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투자전문지 '인스티튜셔널 인베스터'지가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지역에 투자하는 각국 투자회사 소속 펀드매니저를 상대로 조사한결과 UBS워버그가 가장 높은 점수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조사대상 330개 투자사 펀드매니저들은 모두 8천10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움직이는 '큰 손'들이다. UBS워버그 다음으로는 크레디 리요네(CLSA), 모건 스탠리, JP모건 순이었다. 국내 증권사 중에서는 삼성증권이 5위로 가장 높았고 현대증권이 13위, LG투자증권(현 우리투자증권)이 15위에 오르는데 그쳤다. 지난해 금융전문지 아시아머니가 실시한 조사결과에서도 CLSA가 1위에 오르고 국내 증권사 가운데는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 각각 2위, 10위에 랭크됐다. 증권업계에서는 국내 증권사들이 '안방 리서치'에서도 외국계에 밀리는 평가를받는 주된 원인을 실제 리서치능력의 부족보다는 아시아 전역에 걸친 리서치 네트워크 부재와 외국인 상대 마케팅 노력 미흡에서 찾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들이 한국 증시의 30∼40%를 차지하고 있음에도 국내 증권사들은영문 리서치에 소홀하고 외국계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떨어져 국내 증시에서 이뤄지는 외국인투자자들의 거래물량 80% 이상을 외국계 증권사들이 쓸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조사대상 펀드매니저들은 애널리스트에게 필요한 가장 중요한 자질로 흔히 인식되고 있는 기업의 실적추정 능력보다는 ▲담당 산업에 대한 지식 ▲성실성▲프로정신 등을 더 높게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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