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바둑영웅전] 장고, 또 장고

제4보(37~56)


35분만에 흑37로 협공하는 조치훈9단. 농심배는 1인당 제한시간이 1시간이니 조치훈은 여기서 자기 시간의 절반 이상을 사용해 버렸다. 1시간이 지나면 그대로 시간패를 당하는 것은 아니고 1분 안에만 두면 얼마든지 연장해서 둘 수가 있다. 백38은 이렇게 전단을 여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최선이다. 참고도1의 백1로 짚어가는 것도 맥점이지만 지금은 흑이 2에서 6으로 순순히 받아주어도 아무 불만이 없다. 백40은 예정 코스. 흑41에서 45로 버티어 일단 우상귀는 흑의 확정지로 굳어졌다. 그러나 뤄시허는 46 이하 52로 등을 두텁게 만들어놓고는 56으로 뛰어들었다. “백의 호조로군요. 이렇게 되니까 우하귀 흑진에 남아있던 갖가지 뒷맛이 클로즈업되고 있습니다.” 김명완6단은 참고도2의 백1 이하 5를 놓아보였다. 이 수순이 백의 권리로 남아있으므로 흑은 함부로 몸싸움을 벌이기가 거북한 입장이다. 백56을 본 조치훈은 다시 하염없는 장고에 빠졌다. “철주(鐵柱)로 저항하는 수를 검토하는 모양입니다.” 김명완이 하는 말. 흑이 가로 둘 것 같다는 얘기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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