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듯하게 짜여진 내년 예산안에서도 크게 증액된 부문이 적지 않다. 사회복지와 국방이 대표적으로 증액된 분야다.
◇청년실업 해소 최대 역점=사회복지 투자에서도 청년실업 대책은 최우선 순위가 매겨졌다.젊은이들의 실업을 이대로 방치했다가는 사회적 문제는 물론 미래 성장동력까지 훼손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예산과 기금을 합쳐 모두 5,390억원이 배정돼 전년보다 50% 가량 늘어났다. 혜택을 받은 인원도 12만6,453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우선 청년실업자의 취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청년실업지원실`이 전국 34개소에 설치돼 직업지도와 취업알선부터 국내외 현장연수, 단기일자리 제공, 직업훈련, 구직지원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예산 96억원이 새로 배정됐다.
청년층이 안정적으로 창업할 수 있는 공간과 경영지도, 정보ㆍ기술을 제공하는 등 창업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청년창업보육센터를 설치한다. 20여개 대학과 연구소가 맡을 이 사업에는 각 3억원씩 60억원의 예산을 새로 배정했다. 중소기업청은 이 사업으로 약 100개의 청년창업과 1,000여명의 고용창출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의 유능한 젊은 인력이 개발도상국에서 봉사하는 해외봉사단 제도가 크게 활성화된다. 아시아ㆍ중남이 지역의 개발도상국에 교육ㆍITㆍ의료ㆍ농업 등 다양한 분야의 봉사단 720명을 모집ㆍ파견하는 게 주내용. 전년의 220명보다 3배 이상의 규모다. 예산도 65억원에서 222억원으로 3.4배나 증액됐다. 청년해외봉사단은 현지 언어와 문화를 2개월동안 교육받은 후 파견된다. 안정적 봉사활동을 위한 생활비와 주거비도 지원될 예정이다.
◇국방예산 대폭 증액=내년 국방예산 배정액은 18조9,412억원. 올해보다 8.1% 늘어난 규모다.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국방부는 외환위기후 국방예산이 소폭 증가에 그쳤다는 점에서 국민총생산(GDP)의 3.2% 이상을 요구했지만 예산 여건이 워낙 빠듯해 2.8% 수준에서 조정됐다.
무엇보다 전력증강사업비가 올해보다 8.9% 늘어나 F-15K전폭기 도입과 KF-16전투기 추가생산, KDXⅡ구축함과 1,800톤급 한국형 잠수함 생산, K1A1전차 및 K-9자주포 구입에 투입된다. 이들 무기는 군의 핵심 장비로 전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사병들의 복지향상에도 중점을 뒀다. 사병 내무반을 현재 마루 침상형에서 침대형으로 단계적으로 전환시킬 계획이다. 이럴헥 되면 사병 1인당 취침면적은 0.8평에서 2.0평으로 넓어진다. 사병봉급도 월평균 2만3,800원에서 3만5,000원선으로 오른다. 정부는 사병급여를 단계적으로 월8만원선까지 올린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내년 국방예산은 이 보다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이라크에 대한 파병규모가 커질 경우 예비비로 감당하기 어려워질 수 있고, 주한미군의 기지이전에 예상을 훨씬 넘은 돈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 같은 점을 감안, 매년 국방예산을 일정 한도 이상으로 증액한다는 방침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권홍우기자 hongw@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