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북방허브' 톈진 빈하이를 가다] 우리 경제자유구역 현황

외국기업 유치 5년간 34건… 상하이 푸둥의 1.3% 불과
균형발전 논리에 밀려 규제에 묶여 투자 부진
국내외 기업들 등돌려 외국인 투자 유치 실적 2004년이후 계속 줄어


우리 경제자유구역 현황 [중국 '북방허브' 톈진 빈하이를 가다] 외국기업 유치 5년간 34건… 상하이 푸둥의 1.3% 불과균형발전 논리에 밀려 규제에 묶여 투자 부진국내외 기업들 등돌려 외국인 투자 유치 실적 2004년이후 계속 줄어 오현환기자 관련기사 • "5년내 상하이 뛰어넘는 금융허브될 것" • 우리 경제자유구역 현황 우리나라도 동북아의 경제허브를 만들기위해 지난 2002년 경제자유구역을 지정하고 이듬해 경제자유구역청을 발족시켰다. 허브 육성 전략을 통해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과 첨단기술 고지를 선점하고 있는 일본 사이에서 '넛크래커(nut-cracker)' 전락할 것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우리도 허브 전략을 통해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고 일본을 따라잡으며 동북아시아의 중심국가로 부상시켜보자는 취지에서 였다. 설립 초기, 경제자유구역에 거는 외부의 기대는 예상을 초월했다. 동북아시아 중심에 위치한 천혜의 지리적 조건, 공항·항만을 중심으로 한 최고 수준의 물류 네트워크, GDP 세계 12위의 경제 대국에 투자한다는 점은 외자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상하이 푸동은 물론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과도 경쟁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3개의 경제자유구역 지정 첫해 외국인 투자액은 40억3,000만달러. 당시 10여년 먼저 출발한 상하이 푸둥 신구의 연간 투자액(26.7억달러)보다 15억달러나 높았다. 그러나 일년 뒤 경제자유구역이 본격 출발하면서부터 실적은 급락했다. 2003년 4,000만달러로 바닥을 쳤고 2004년 4억2,000만달러, 2005년 6억5,000만달러, 지난해 2억4,000만달러로 지지부진한 등락을 거듭했다. 투자 유치 기업 현황을 보면 더욱 한심하다. 국내 경제자유구역의 외국인 투자유치 건은 2002년 2건, 2003년 1건, 2004년 7건, 2005년 8건, 2006년 16건 등 지난해말까지 총 34건에 그쳤다. 이는 상하이 푸둥지구가 초기 5년(1990∼94년)에 유치한 건수(2,646건)의 1.3%에 불과한 수준이다. 가장 잘 된다는 인천경제자유구역에 입주한 외자 기업이 송도 지역에 입주한 단백질신약업체 셀트리온과 산업용 로봇조립 기업 규델뿐일 정도다. 나머지는 대부분 인천대교 건설(KODA)이나, 전산· 물류센터 등 인프라 건설 사업이고 있다. 동북아경제중심국가 건설, 차세대 성장동력 내지 우리의 미래라고도 할 수 있는 경제자유구역사업이 왜 지지부진할까. 경제자유구역 사업 자체가 경쟁력이 매우 높은 특정 지역을 선정해 규제가 없는 곳으로 만들어 집중 개발하고 그 파장을 주변으로 확산시키는 (불균형)발전 전략인데도 불구하고 균형발전 논리에 발목이 잡혔기 때문이다. 이 논리 때문에 정부의 예산이 집중 지원되지 못하고 균형발전 정책인 수도권 규제도 풀지 못하고 있는데다 국내 대기업 진입이 어려워졌고 외국기업들의 관심도 멀어진 것이다. 참여정부는 한발 더 떠 제주도특별자치도를 만드는가 하면 대덕특구를 조성하고 전국 곳곳에 기업도시, 혁신도시를 건설하고 있다. 나아가 평택당진을 중심으로 새로운 경제자유구역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국가사업 답게 경제자유구역청에 힘을 실어주도록 시스템을 고치고 외국인 투자 유치를 일괄적으로 처리해주는 원스톱시스템 문제도 제기된 지 오래지만 국회는 백년하청이다. 중국은 홍콩인근 선전, 상하이 푸둥에 대규모 허브도시를 만들면서 급속한 성장을 이룩하고 이제 톈진 빈하이를 고속 건설하는데 착수했다. 특히 빈하이는 발전의 속도 뿐만 아니라 환경 첨단 등 질적인 발전을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의 허브도 제대로 만들지 못하고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지 않는지 심각히 우려되고 있다. 속도는 코리아의 대명사였지만 이제 거북이가 대명사가 될 판인지 모르겠다. 우리 경제자유구역의 잠재력은 여전히 풍부하다. 13억명 인구를 보유한 중국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것은 물론 러시아, 일본 등과의 접근성도 좋다. 이는 아시아에서 상하이나 싱가포르 등이 따라오지 못하는 입지 조건. 특히 인천국제공항에선 비행거리 4시간 이내에 인구 100만명 이상인 도시 51개가 인접해 동북아 주요도시에 대한 접근성이 탁월하다. 2,200만명에 달하는 방대한 수도권 시장을 갖췄다. 지금이라도 힘을 집중시킨다면 나라의 미래가 열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국가적인 개발사업으로 힘을 모아 집중해나간다면 우리의 미래도 밝아질 겁니다" 고병우(전 건설부 장관) IBC포럼 운영위원장은 차기에 어떤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경제자유구역 개발에 힘을 모아줄 것에 기대를 걸었다. 입력시간 : 2007/07/31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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