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늘어도 단가 떨어졌다

반도체등 주력품목 값 3년새 최고 70%나 >>관련기사 하반기 들어 수출이 큰 폭으로 늘어났지만 정작 주력품목의 수출단가는 계속 떨어져 수익성 확대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대 수출 주력품목 가운데 승용차ㆍ타이어 등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 품목의 수출단가(2000년 기준 100)가 최근 3년간 적게는 10%, 많게는 70%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력품목의 수출단가가 크게 하락하고 있는 것은 이들 업종에 지난 90년대 중반부터 본격화된 전세계적인 과잉설비 부담이 여전히 남아 있을 뿐 아니라 2000년부터 선진국을 중심으로 경기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ㆍ정보통신기기 등 핵심품목의 수출단가하락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반도체의 수출단가는 9월 말 현재 29.9로 지난해 말의 48.1에 비해 37.8%나 하락했다. 반도체 수출단가는 97년만 해도 243.3에 달했으나 ▲ 98년 131.2 ▲ 99년 113.7 ▲ 2000년 100 등으로 매년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이는 결국 반도체의 개당 가격이 97년에는 243원이었지만 지금은 48원으로 무려 5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뜻이다. 또 휴대폰 등 정보통신기기의 수출단가도 계속 하락하고 있다. 정보통신기기의 수출단가는 9월 말 현재 79.7로 지난해 말(85.0)보다 6.2% 떨어졌다. 이는 2000년(100)보다는 20.3%, 97년(168.0)에 비해서는 절반 이하로 하락한 것이다. 이밖에 기계류ㆍ화공품ㆍ철강재ㆍ가전제품 등의 수출단가도 2000년에 비해 6~10% 가량 떨어져 거의 모든 품목의 수출단가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승용차ㆍ타이어 등의 수출단가는 이례적으로 소폭 상승했다. 자동차 수출단가는 9월 말 현재 110.9로 지난해 말(106.4)보다는 4.2%, 2000년(100)에 비해서는 11%가 올랐다. 또 타이어 수출단가도 9월 말 현재 104.5로 5% 상승했다. 하지만 승용차 등의 수출단가가 오른 것은 똑같은 제품의 수출가격이 오른 것이라기보다 값이 상대적으로 비싼 중ㆍ대형차의 수출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박양섭 무역연구소 연구조정실장은 "현대자동차 등 국내업체들이 과거에는 아반떼 등 소형차를 수출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EF쏘나타ㆍ그랜저XG 등 중ㆍ대형차 수출을 늘리면서 대당 수출단가가 올라간 것처럼 보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정문재기자 [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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