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車에서도 인터넷 가능"

삼성전자-ETRI등 휴대인터넷 시연 세계 첫 성공
민관합작 세계최고 기술확보ㆍ2006년 상용화
장비ㆍ단말기등 국제표준화로 세계시장 선도


“달리는 차안에서도 인터넷으로 고화질 동영상을 볼수 있네” 13일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열린 ‘와이브로(WiBro) 시제품 개발 시연회’에서 세계 최초로 휴대인터넷 기술 개발이 성공적으로 선보였다. 아직 이동속도와 음영지역 해소 문제가 남아 있지만 서비스 목표 시기인 2006년 이전까지 문제점 보완과 상용 제품 생산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ETRI 임주환 원장은 “지금까지 CDMAㆍW-CDMA 등은 세계표준에 맞춰 장비나 단말기등을 개발해 왔지만 와이브로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장비를 개발, 원천기술을 보유하면서 세계 표준을 주도해 나간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시속 20㎞에서도 고화질 동영상 본다= 이날 시연회는 실험실과 차량시연으로 나뉘어 이뤄졌다. 실험실 시연에서는 내부에 설치된 기지국을 통해 받은 데이터 신호를 노트북 컴퓨터로 연결, 최대 1.7Mbps 평균 1.3~1.4Mbps의 속도로 인터넷에 접속했다. 특히 고화질 주문형비디오(VOD)와 2개의 실시간 인터넷방송이 끊김 없이 구현돼 눈길을 끌었다. 연구원 건물 옥상에 설치된 기지국과 소형 버스를 통해 이뤄진 차량 시연에서도 인터넷에 성공적으로 접속됐다. 다만 이번 시연은 당초 와이브로의 서비스 목표인 시속 60㎞보다 느린 시속 20㎞에서 이뤄졌으며, 일부 음영지역에서는 서비스가 끊기는 현상도 나타났다. ETRI 황승구 이동통신연구단장은 “아직 시제품이어서 일부 보완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며 “하지만 상용화 예정시기인 2006년 이전에는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ㆍ관 합작으로 세계 최고 기술 만들었다= 이번 와이브로 시제품 개발은 국책 연구기관과 민간기업이 협력해 첨단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자체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지난 2003년부터 ETRI와 삼성전자ㆍKTㆍSK텔레콤ㆍKTFㆍ하나로텔레콤 등이 공동출자한 휴대인터넷 장비 개발(HPi 프로젝트)에는 내년까지 총 390억원의 연구비가 투입된다. 특히 기술개발을 맡은 삼성전자는 초기부터 30여명의 연구인력을 ETRI에 직접 파견, 기술규격서 작성ㆍ시스템 설계 등을 추진했으며 현재 ETRI에서 80여명, 삼성전자에서 350여명의 연구인력이 투입돼 상용화 작업에 나서고 있다. ETRI와 삼성은 내년말까지 노트북이나 개인휴대단말기(PDA)에 장착할 수 있는 PCMCIA카드형 제품을 만들어낼 계획이다. 특히 오는 2007년까지는 노트북ㆍ휴대폰 등에 내장할 수 있는 칩 형태의 상용화 장비를 개발한다는게 연구진들의 계획이다. 이기태 삼성전자 사장은 “이번 시제품 개발로 국내 장비ㆍ단말기 업계가 세계 차세대 이동통신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세계시장 주도 가능성 높아져= 이번 시제품 개발은 우리나라가 향후 휴대인터넷 관련 국제 표준을 주도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민간표준기구인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는 지난 6월 와이브로 기술을 반영한 ‘IEEE802.16’을 국내 기술표준으로 확정한바 있으며, 이번 시제품 개발 성공으로 내년 3월로 예정된 IEEE(국제전기전자학회)의 휴대인터넷 표준 작업에도 국산 기술이 대거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보통신연구진흥원(IITA)의 조동호 차세대이동통신 프로젝트매니저(PM)는 “이번 와이브로 시제품 개발 성공은 첨단 3.5세대 이동통신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제안, 표준규격을 제정하고 국제표준에 반영한데 이은 쾌거”라며 “특히 국내 기업들이 휴대인터넷 관련 지적재산권(IPR)을 확보함으로써 향후 장비ㆍ단말기 시장 등에서 세계 시장을 주도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진대제 정통부 장관은 “내년 하반기부터는 해외에 직접 나가 시연회와 기술설명회 등을 통해 국산 휴대인터넷 기술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며 “내수시장 확대를 위해 와이브로 단말기에 보조금 지급도 허용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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