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택 차압 갈수록 급증

3월, 전월보다 19% 늘어… 집값 회복 복병으로


미국 오바마 정부의 주택시장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차압 주택 급증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차압 주택은 시세보다 30~40% 헐값에 시중에 나오기 때문에 주택 가격 회복에 최대 복병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의 부동산 조사기관인 리얼티트랙은 15일(현지시간) 3월 중 주택압류 건수는 36만7,056건으로 지난달에 비해 19% 늘었고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8%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리얼티트랙이 해당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5년 1월 이후 월간 최대치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1ㆍ4분기 중 은행에 의해 주택이 압류된 건수는 93만2,234건으로 전 분기 대비 7% 증가했고 작년 동기 대비로는 16% 증가했다. 분기 차압 건수는 미국 내 주택 138채 가운데 1채 꼴에 해당하는 것이다. 주택 차압이 급증하는 것은 은행들이 주택대출금 상환이 연체된 부실 대출을 주택경매 처분을 통해 신속히 정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200억 달러의 경기부양자금을 배정, 차압 위기에 처한 주택소유자 지원에 착수했지만 경기 침체로 인한 주택가격 하락과 실업자 증가 등으로 별반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플로리다, 애리조나, 일리노이, 미시간 등 10개 주의 주택 차압이 전체의 70%를 차지했다. 주택 압류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네바다주로 주택 33채 가운데 1채가 차압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바클레이즈는 주택대출금 연체율 추이를 감안할 경우 앞으로 3년간 600만 채의 차압 물량이 쏟아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는 1년간 주택거래량 보다 10% 더 많은 것으로 주택 가격 하락 압력을 가중 시킬 것으로 보인다. 리얼티트랙은 "올해 차압 주택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2009년 280만 채를 웃도는 300만 채에 이를 것"이라며 "특단의 노력이 없으면 2013년까지 최악의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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