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장 임기 사실상 1년으로
1년 단위로 경영계획서 작성…실적미흡땐 강제해임 명문화행
온종훈 기자 jhohn@sed.co.kr
공공기관장들의 연임 여부가 해마다 경영성과에 따라 결정되면서 사실상 임기가 3년에서 1년으로 줄어든다.
청와대의 한 핵심관계자는 16일 "공공기관의 장에게 임기 중 매년 추진해야 할 `경영계획서'를 작성하게 한 뒤 그 이행 결과를 인사와 직접 연계하는 새로운 `계약경영제'를 도입, 이달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공공기관운영법상의 계약경영제는 공공기관 업무성과를 평가하기 위한 직접적 수단으로 기존에는 3년 단위의 경영목표만 포함했고 성과가 미흡할 경우 해임 등에 대한 강제조항도 없었으나 이번에 강화된 새 계약경영제 시행지침에는 경영목표와 별도로 1년 단위의 경영계획서를 작성, 그 이행 결과를 매년 평가한 뒤 실적이 미흡하면 강제로 해임할 수 있도록 명문화됐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장의 임기는 사실상 기본 1년에 경영성과 우수 여부에 따라 연임될 수 있는 구조로 개편된다. 아울러 고질적 병폐로 지적돼온 공공기관의 비효율 및 방만 경영을 손질하고 공기업을 효율적으로 구조조정할 수 있는 담보장치도 확보하게 됐다.
경영계획서 체결 대상은 올해 새로 임명되거나 유임이 결정된 기관장으로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 101곳 전부와 기타 공공기관 204곳 가운데 기관 규모가 크고 경영합리화 및 책임경영의 필요성이 있는 기관의 장으로 정해졌다. 기타 공공기관에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ㆍ기업은행 등 금융 공기업 대부분이 포함된다.
이들 기관의 장은 취임 전 주무부처 및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경영합리화를 위한 구체적 현안과제 및 이행계획을 담은 경영계획서를 작성, 서명해야 한다. 평가방식과 관련해서는 주무부처가 재정부와 협의해 기관별 경영계획서 이행실적을 `아주 우수' `우수' `보통' `미흡' 등 4단계로 구분, 평가한 뒤 미흡으로 판정되면 해당 기관장을 해임조치하고 나머지 등급에 대해서는 성과급을 차등 지급하도록 했다. 특히 공공기관에 대한 평가를 해당 주무부처 장ㆍ차관 평가에도 반영, 장ㆍ차관 및 공공기관장 공동책임체계를 구축하도록 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공공기관의 경영성과가 부진한 경우에도 사실상 해임이 불가능하도록 돼 있어 실제 해임된 사례가 전무하다는 비판이 컸다"며 "새로운 계약경영제에 따라 앞으로는 공기업 구조조정 및 경영 합리화가 연중 실행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