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3일 경제 활성화를 집권 3년차 국정운영의 최우선 목표로 삼겠다며 '내각 중심의 강력한 정책조정'을 예고했다. 이어 남은 3년의 개혁과제로 내수중심 경제활력 제고,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4개 부문의 구조개혁을 거론하며 3년 개혁해 '30년 성장의 발판'을 만들자고 했다. 여당인 새누리당에 대해서도 "당정청이 국정의 공동책임자"임을 강조했다.
사실 이들 개혁과제는 현재의 저성장 구조를 탈피하고 미래 먹거리 마련을 위해서도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이다. 하지만 공무원, 대기업 정규직 노조 등 기득권자들과 야당의 반대를 넘어서지 않으면 한발짝도 내딛기 어려운 과업이기도 하다. 그래서 대통령을 필두로 당정청이 혼연일체가 돼 리더십과 포용력을 발휘하는 게 중요하다. 박 대통령의 이날 발언만 보면 과연 그럴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말 어렵게 국회를 통과한 주택법 등 부동산거래 활성화 3법을 '퉁퉁 불어터진 국수'에 비유하며 경제 관련 법안의 늑장 처리가 경제 활성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야당을 겨냥했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인식은 부분적으로만 타당할 뿐이다. 경제 활성화와 4대 구조개혁을 제때 추진하려면 관련 법안들이 국회에서 제때 처리되는 게 중요하다. 그러려면 우리 국민과 야당으로부터 소통·포용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박 대통령부터 바뀌어야 한다. 야당 탓을 하는 화법, 국정의 총 책임자이면서도 정부 부처들과 공무원만 탓하는 이중적 태도와 결별하는 게 그 출발점이어야 한다.
그래야만 투자 등 내수를 살리고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절실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나 창업벤처 활성화에 지원군이 될 크라우드펀딩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법 개정안), 성장동력의 하나로 꼽히는 의료법 개정 등이 열매를 맺을 수 있게 된다. 박 정부가 지난 2년간의 구습(舊習)과 관행을 되풀이한다면 국민과 우리 경제를 피해자로 만들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