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발길 '뚝' 해외판매 급감

외국인발길 '뚝' 해외판매 급감 ■흔들리는 동대문시장 수출활력 되살리자-1.수출전진기지 옛말 동대문시장은 이제 예전의 화려한 ` 동대문'이 아니다. 내수 침체에 따른 소비 급감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대형 및 인터넷 쇼핑몰의 등장으로 내수 시장은 이미 한계를 넘어섰다. 이 지역 상인들은 앞으로 4년간 옷을 만들지 않아도 될 만큼 재고가 쌓여있는 실정이라고 한숨만 쉬고 있다. 동대문 시장이 살기 위한 최선의, 유일한 방안인 해외시장 진출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동대문 의류 수출에 대한 현황과 전망을 알아본다. 불과 몇 해전 만해도 동대문 의류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해외 운송업체들은 일본, 중국, 러시아, 폴란드 등으로 실려나가는 상품들을 포장하느라 밤을 꼬박 새도 모자를 지경이었다. 제작 과정이 복잡한 춘추복은 동남아시아나 중국보다 동대문 시장 제품의 질이 월등히 앞서 매년 가을이면 동대문을 찾는 외국인 바이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이들 배송업체는 물량이 예년의 반 이상 줄어 썰렁한 분위기마저 감돈다. 실제로 러시아와 우즈베키스탄 지역에 의류 배송업을 전문으로 하는 한 업체는 관계자는 “지난해 추석 이후 포장 물량이 150톤에 달했지만 올해는 80~90톤을 겨우 채울 정도”라고 한숨을 쉬었다. 몇 해전만 해도 동남대문 의류의 무역 중개상들은 1~2년만 열심히 하면 빌딩 한 채를 쉽게 장만할 수 있을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현재는 회현동 일대에 화교들이 운영하는 몇몇 업체들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 곳곳에 음식점들만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이 곳 상인들에게 이유를 묻자 대답은 간단했다. “한마디로 장사가 안 되기 때문”이라며 “이제는 일본은 물론 타이완 상인들도 모두 중국쪽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무역협회 동대문 외국인 구매안내소가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작년 한해 동대문에서 벌어들인 외화는 모두 19억달러. 그러나 올들어 그 액수는 30%이상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동대문의 연간 매출액이 10조에 이르는 사실을 감안하면 전체 매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대외 수출실적이 이처럼 감소한 것은 동대문 시장 전체에 치명적인 타격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 일본 내에 가죽 패션이 유행하면서 가죽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광희시장은 외국인들로 북적대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사정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그나마 동대문에서는 수출이 잘 된다는 광희시장의 상인들조차 사상 최대의 불경기라고 아우성이다. 광희시장 3층에서 일본 바이어들을 주로 상대하는 한 점포 주인은 “올해 가죽 원단가격이나 공임비는 예년에 비해 크게 올랐지만 마진폭은 오히려 줄었다”고 울상을 지었다. 예전에 비해 객단가가 눈에 띄게 줄어든데다 상인들끼리의 제살깎기식 가격경쟁이 극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곳 상가의 또 다른 상인은 “이곳 상인들 중엔 10만원짜리 가죽옷 한 벌을 팔면서 5,000원의 마진을 남기고 파는 경우도 있다”며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다른 상인들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가격을 내릴 수 밖에 없다”고 속사정을 털어 놓았다. `디자인 밸리'라는 찬사와 더불어 수출 전진기지로 화려한 조명을 받아왔던 동대문 시장. 새로 들어서는 대규모 상가들로 인해 겉 모습은 점점 화려해진 반면 그 속은 점차 곪아가고 있는 게 동대문의 현주소다. /윤혜경기자 light@sed.co.kr 입력시간 2000/10/23 19:41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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